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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드립니다

by 서완석

사과드립니다. 김주미 씨!

엎드려 무릎 꿇고 사과드리옵니다.


벌써 몇십 년 전, 어느 날.

이놈 술 취해 성필이에게 제수씨와

결혼하지 말라 한 것 사과드립니다.


아들, 딸 잘 낳아 저렇게 잘 키워내고

시부모님께 그토록 잘하실 거라고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저는 모름지기 여자가 안 예뻐야

현모양처가 된다고 생각했답니다.

저의 잘못된 편견이었습니다.


어느 날, 제수씨께서 절 째려보시며

잘 기억하고 있노라 하셨을 때,

밴댕이 소갈딱지는 속으로

"거 봐! 결혼하지 말랬잖아" 했던 점

또 사과드립니다.


사과드리옵니다. 제수씨!

저는 인생 얼치기였습니다.


그만 째려봐주십시오.

앞으로 잘하겠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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