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석이를 보러 갔다.
윤화와 성빈이도 오기로 했다.
굽은다리역은 5호선 하남 검단산 방면이다.
친구들에게 마천행을 타면 안 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윤화가 제시간에 왔다.
명석이를 보니
너무 멋있다.
살이 서른 킬로그램 빠졌단다.
몸이 아프니 더 잘생겨지는
역설은 무엇인가.
명석이를 데리고
감자탕집에 갔다.
명석이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
점심에 소주 두 병 먹던 놈이
몸이 아프니 건강 챙기는
역설은 무엇인가.
병원에서 술 마시면
강제 퇴원시킨다고 했단다.
몸이 아프니 고분고분해지는
역설은 무엇인가.
성빈이가 오지 않는다.
전화했더니
마천행을 탔다가 되돌아오는 중이란다.
친구가 아프면
똑똑한 놈도 멍청해지는
역설은 무엇인가.
윤화가 먼저 갔다.
성빈이와 함께 집에 돌아와
윤화에게 전화했더니
낯선 사람이 받았다.
“전화기 주인이세요?”
“찾으러 오시기로 했습니다.”
전철 안에서 조느라
전화기를 두고 내렸다가
유실물 센터에서 찾았단다.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인데
술 마시면
모두 멍청한 놈이 되는
역설은 무엇인가.
친구 병문안 가서
술 마시자고 한 나는
도대체 어떤 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