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진 거울을 닦고 닦아
얼룩진 내얼굴 마주 닦다보면
미처 말하지 못한 내가
보이고
누군가의 외롭고 고단한 밤을
도닥여 줄 따뜻한 손이 되어
잊고 있던 내 슬픔과 아픔까지
꺼내어 어루만지게 되는 일
그러다 어느 순간 드디어 뭔가를
이루었다는 벅찬 환희로 찔끔 눈물이
나오고
그것은 알콜 중독자가 한잔의
소주로 수전증을 치료하듯이
한잔의 상념을 입에 털어넣는 일
그러면 내가 꿈꾸던 일들이 말이 되어
세상에 남을지도 모르는 일
2022 월간 수필문학 천료 등단 수필문학추천작가회 회원 현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명예교수 철학과 법학을 전공했으나 문학을 절절하게 그리워하며 살았던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