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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35

by 서완석

얼룩진 거울을 닦고 닦아

얼룩진 내얼굴 마주 닦다보면

미처 말하지 못한 내가

보이고


누군가의 외롭고 고단한 밤을

도닥여 줄 따뜻한 손이 되어

잊고 있던 내 슬픔과 아픔까지

꺼내어 어루만지게 되는 일


그러다 어느 순간 드디어 뭔가를

이루었다는 벅찬 환희로 찔끔 눈물이

나오고


그것은 알콜 중독자가 한잔의

소주로 수전증을 치료하듯이

한잔의 상념을 입에 털어넣는 일


그러면 내가 꿈꾸던 일들이 말이 되어

세상에 남을지도 모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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