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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34

by 서완석

나보다 한 시간 먼저 보강을 한 이웅영 교수가 점심 먹자고 연락이 왔다.

이웅영 교수는 점심 먹으면서 소주도 마시는 분이다.

나는 어제 코로나와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했다.

그런다고 이웅영교수가 소주 안 마실 사람 아니다.

그런다고 내가 참을 사람 아니다.

왕십리역 5번 출구에서 뭉쳤다.

내 수필 ‘당당한 녀석’의 주인공 마장동 친구 병우도 불렀다.

병우는 아침부터 소주 마시는 사람이다. 4홉 이상 먹고도 자기는 3홉만 먹는다고

뻥칠 사람이다.

술 마시는데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한 재윤이가 메시지 보냈다.

“오늘은 ‘오목교’ 그냥 넘어가는 거야?”

“마장동! 많이 취했다. 술 깨면 쓸 것이다.”

“오케이!”

"술먹는 건 무조건 이해한다"

기분이 좋았다. 내 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린다니 말이다. 그러나 가끔 힘들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술 권하며 글 재촉하는 재윤이를 성토하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눈치 없는 친구 윤화가 댓글을 달았다.

“작가에게도 사흘 정도 술 좀 하면서 기력 보강할 권리가 있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애독자 중 1인입니다. 너무 보채지 맙시다.”

사흘 정도 술 마시면 기력 보강이 되나? 이놈도 성토해야 할 놈이다.


재윤이가 삐친 것만 같다. 카톡도 없고, 댓글도 없다. 어디서 소주 한잔하며 내 성토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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