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벅 저벅, 저기 겨울이 오나 보다.
밤새 비가 내리더니
이 아침, 왕십리역, 어깨 움추리고
종종걸음 하는 사람들
마음까지 싸매고 걷나보다.
동면하는 놈들 비곗살 늘리듯이
내가 입는 옷도 한겹씩 늘려
겨울잠 잘 준비해야 하나 보다.
지독하게 추위 타는 이놈은
어서 난로 꺼내고 닦아서
다친 내 마음 덥혀야 하나보다.
자박 자박, 저기로 겨울이 갈 것이다
내 마음 꺼내 꽃냄새로 빨고
햇볕에 말려서 딱지 떼어 나면
내 마음에도 새살 돋을 것이다.
보강을 하러 가는 길에 적어 본 글입니다.
맨 왼쪽은 제글 '당당한 녀석'의 주인공 채병후군, 맨 오른쪽은 이웅영교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