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선배에게 물었다.
"제 소설이 어떤지 솔직히 말해주세요."
"솔직히 말해, 재미없어, 너무 구체적이야."
내가 매번 글을 보낼 때마다 그가 느꼈을 피로감이 전해져 죄송스럽다.
'너무 구체적'이라는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돈다.
지금까지 내 소설이 "진짜 재미있다.", "언제 다음 편 올릴 거냐"라고
설레발을 쳤던 친구들은 뭐였나.
하! 요놈들 봐라. 선배의 솔직함 앞에서
그들의 달콤한 칭찬은 모두 배려라는 이름의 기만이었던 것이다.
내가 네놈들 다시 술 사주나 봐라.
그런다고 내가 글 그만 쓸 놈은 아니다.
내가 재미있으면 그만인 것이다.
새벽은 또 온다.
문장은 내 잠보다 길다.
글이 나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