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문득

by 서완석

오늘 아침 문득, 내가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지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생의 끝자락이 두려운 것은 숨이 멎는 찰나가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의 눈동자 속에 박힌 내 이름이 서서히 지워져 갈 '관계의 실종' 때문이었다.


오늘 아침 다시 문득, 누군가는 왜 스스로 생의 문을 닫는가를 깊이 헤아려 보았다.

그것은 가슴을 데워줄 체온 한 자락 남지 않은, 세상이라는 광야에 홀로 유기된 '관계의 절벽' 때문일 것 같았다.


사람들은 나 없으면 무너질 연인의 어깨와

나 없으면 눈물로 밥을 말아 먹을 어머니,

그리고 내가 아니면 세상의 풍랑을 온몸으로 맞아야 할 내 아이들의 가녀린 손목을 밧줄 삼아 오늘의 지옥을 견디며 사는 것이리라.


그러나 어느 날, 믿었던 이가 무심코 던진 칼날 같은 말 한마디에 간신히 버티던 영혼의 매듭은 단숨에 잘려 나갈 수 있다.


'이 사람만은 내 진심을 읽어주리라' 믿었던 과녁 위에 "너를 위해서"라는 독을 발라 쏘아 올린 화살.

그 화살에 심장을 찔린 자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명백한 타살이다.

보이지 않는 혀가 휘두른 흉기에 의한 참혹한 살육이다.


나는 오늘 아침, 입 안의 비수를 꺼내 흐르는 물에 씻는다.

독기가 밴 말들의 이끼를 낱낱이 닦아낸다.

그리고 혀를 가두고 귀를 열어, 끊어질 듯 팽팽하게 울고 있는 타인의 숨소리를 듣는다.

'오목교'를 읽어주시는 독자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목교'는 35화 정도에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성원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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