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김치다.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냄새,
혀끝에서 끝내 국적을 숨기지 못하는 소리.
LA 밤거리를 떠도는 디아스포라들은
한글로 문패를 걸고,
BTS의 리듬과
케이팝의 장단으로 숨을 고른다.
살 속에 밴 마늘 냄새.
한글은 청계천 공구거리의 백반,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의
우미가든,
석쇠 위에서 타들어가던
미국산 소갈비와 돼지갈비.
누군가는 혀로 국경을 긋고,
누군가는 발음으로 사람을 밀어낸다.
그때마다 한글은
낮고 오래된 입속의 온도로 되묻는다.
“시방, 뭐 하는 짓이여.”
중앙아시아의 붉은 먼지 속에서도
북간도의 얼어붙은 혀끝에서도
한글은 더는 유배지의 딱지가 아니다.
그냥 나의 허기.
몸서리치게 낯익은
내 살점이 내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