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고 있었네

by 서완석

설날이 가까운 날

어머니집에 갔다.


사과를 한 보따리

내놓으시며 가져가라신다.


"이 사과 어디서 난 거예요?"

"거시기 거 그 사람 있잖냐"

"누구요?"

"맨날 갖다 주는 사람 있잖냐?"


관중이 엄마일 것이다.

1990년부터 이어져온 학부모.

참깨였다가

김치였다가

사과였다가.


며칠 전 압구정동에서 모임이 있었다.


분명히 이철송 교수님께서 음식값을

지불하실 것 같아

40여분 일찍 온 내가 1층 카운터에 카드를

맡기고, 2층으로 올라오며 신신당부를 했다.

"꼭 제 카드로 계산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이철송 교수님께서 감기에 걸리셨는지

마스크를 쓰고 정시에 2층으로 올라오셨다.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와 함께 내 카드를 받았다.

현금영수증이다.


수락산과 압구정에

사람이 살고 있었네.

애써 모르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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