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서 천당 못간다.

by 서완석

며칠 전
‘게으를 자유’에 대해
글 한 편 올렸다.


어느 작가의
‘게으름의 선택’을 읽고
대굴대굴 구르며 웃었다.


그녀는
게을러서
종교를 갖지 않기로 했단다.


나는 다르지 않았다.


천주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
기웃거리며
불쌍한 나를
구원하려 했다.


난 베르나르도다.


고백성사 뒤
보속은 ‘십자가의 길’ 열 번.


세 번쯤 하다
힘들어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성사 때
일곱 번을 빼먹었다고 말했다.

보속은 더 늘었다.


평일미사

세 번.


그날 이후
성당은 조금 멀어졌다.


어언 삼십여 년,
냉담은 습관이 되었다.


난 게을러서
천당 못 간다는 걸 안다.


천당에서 오라 해도
못 간다.

신발끈 매기도
귀찮다.


그녀의 글 아래
나는 댓글 하나 남겼다.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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