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하다

by 서완석

짠하다, 지릿하다, 울컥하다
그런 뻔한 이름들이 아니다.


잘 익은 홍시를 만질 때처럼
무르고 부드러운 그것도 아니다.


뭉클하다.


슬픔은 덩어리져 치밀어 오르고
기쁨은 목구멍 끝까지 차올라
가슴 한구석이 뿌악,
터질 듯 차오르는


눈물도 전율도 아닌
그 뭣이냐, 거시기한 상태


그런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름 모를 다정함이 툭 건드리면
단단한 것들 사이로
부드럽게 비집고 스며들어
사람의 온도로 녹아내리며
제 모습을 잃을 때까지


그러다 가슴 문드러져도 좋겠다.
그러다 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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