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59

by 서완석

이름 석 자 뒤에 붙은 ‘작가’라는 훈장이
내 문장의 숨통을 조이지 않기를.
글쓰기가 삶을 긋는 상처의 흔적이어야지
SNS의 유약한 트로피로 번쩍이며
어젯밤의 손 떨림을 가볍게 덮진 않기를.


‘무엇을 쓰느냐’보다 ‘어떻게 팔리느냐’에
눈 멀지 않으리라 다짐하나,
한번쯤은 그 달콤한 허기에 입맞춤하고 싶어하는
손끝이 배신할 것을 잊지 않겠다.

숏폼의 소음, 출판사의 잣대,
마케팅의 승전보에 휘말려
내 문장의 고유한 결을 깎아내리지
않아야 옳다.


나를 파는 기술이 아닌
자판 위에 생(生)의 무게와 온기를 얹겠다.
박제된 예술도, 일상의 소모품도 아닌
세상의 무관심에 서슬 퍼런 균열을 내는
하나의 살아 있는 질문으로.


글쓰기는 삶의 장식이 아니라
무너지는 나를 지탱하는 뼈대이기에
이야기의 본능을 믿으며 푸른 화면 앞에서
밤을 지새우는 내 타이핑이
사회 근간을, 우주 궤적을 살짝 흔들기를 꿈꾼다.


그 폭풍 같은 꿈 속에서도 나는 안다.
어느 이름 없는 밤, 누군가 이 문장 하나를
손끝의 떨림까지 읽으며 멈춰 서리라.


그 기적 같은 독자를 기다리며
오늘도 차가운 모니터 앞에
촛불 하나를 켠다.


바람 한 점 없는 고독 속에서
가장 뜨거운 불꽃이 되기를.

오늘부터 저는 일주일에 한번 또 강의를 시작합니다. '상사법의 기초이해' 즉 '상법총론'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글쓰기를 쉬는 날도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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