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에게

by 서완석

출석을 부르며 뻥을 쳤다.

"나는 그림을 그린 사람이라

너희들 얼굴 한번만 보면 다 기억해.

그러니 강남역에서

내게 인사 안 하고 가는 놈은 F야."

아주 유쾌한 공갈 협박을 했다.


'인사(人事)'란

사람이 반드시 해야 할 일 아니더냐?


위법한 해악을 고지한 것도,

협박으로 이익을 취한 것도,

폭행으로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도 아니니

공갈죄나 협박죄로 감옥 갈 일은 없다.


다만 얼음은 햇볕 없인 녹지 않고,
햇볕은 얼음 없인 빛을 잃는 법.
사람이 사람답지 않으면
사람은 사람에게 사람을 잃는다.


사람이 사람에게


그 말 한 줄로
세상은 다시 따뜻해진다.


unnamed - 2026-03-11T225650.943.jpg


작가의 이전글곰소항의 풀치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