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31.
acrylic on canvas
162.2cm x 130.3cm
2023
Hero2305는 동일한 얼굴과 몸을 지닌 인물들이 원을 이루어 빙 둘러앉아 있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각 인물은 서로를 향해 몸을 낮추고 두 손을 모은 채, 긴장과 집중이 응축된 자세를 유지한다.
모두 같은 인물이지만, 시선의 방향과 미세한 각도 차이는 각자가 놓인 자리와 역할의 차이를 암시한다.
육체는 따뜻한 황금빛으로 표현되었으나, 머리는 차갑고 각진 상자로 대체되어 감정과 사고의 분리를 드러낸다.
둥근 구도를 이루는 배치는 반복되는 자아와 끝없이 순환하는 삶의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주변을 떠도는 작은 네모들은 질서와 규범, 혹은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들이 공중에 흩어진 모습처럼 보인다.
서로 마주한 인물들은 대립하거나 공격하지 않고, 오히려 침묵 속에서 균형을 유지한다.
이 원 안에서 영웅은 특별한 개인이 아니라,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버텨내는 존재로 남는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영웅이란 바깥을 향한 힘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함께 앉아 견디는 태도일 수 있음을 말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