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츄라이다

by 위인

오랜만에 집에와 작년의 어느날처럼 쇼파에 앉아 아버지에게 들은 말이다.

What is life? Life is try라는, 무언가를 이루는 것은 노력하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는, 실패가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은 사고나지 않은 장롱면허와 같다고, 어디선가 한번쯤 들었던 말인듯 아빠의 말이 기억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또 역시 마음 속을 스치며 다시 나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 가족들은 모두 아빠의 설교나 이상한 소리들을 듣고싶지 않아하지만 나의 경우는 그냥 재밌어서 듣게된다. 누군가는 꼰대같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뭐 그렇다면 내가 꼰대들을 좋아하는가 싶은 생각도 들곤 한다. 오늘도 엄마의 경우는 아빠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그냥 방에 들어가 버렸지만, 나는 그냥 들었다. 혹은 오늘은 나도 마음이 좀 무거워 앉아있었던걸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인생에 대한 설교나 강연 혹은 명언을 들을 때마다 열심히 필기를 하는 사람들을 흉보곤 했다. 좋은말은 마음을 움직이기에 그리고 나는 이미 한번 듣는 것만으로 마음이 꽤나 요동쳤기에 명언을 적어 두번 보기위해 감흥없이 받아 적는것이 오히려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었다. 근데 여러번 좋은말을 듣고 살다보니, 분명 마음이 흔들린 기억은 있는데 그 때 그말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무엇때문에 감동이었는지 혹은 내가 왜 그 말을 듣고 의지를 다시 다지게 되는지 기억이 도저히 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매번 이제는 글로 적어놓아야지 하지만 마찬가지로 매번 금방 까먹게 되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남겨본다.


오늘 아빠의 말을 듣고 든 생각은 사실 여느때의 내가 했던 생각들과 다르지 않다.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다. 무언가를 열심히 해보고 싶다.


나는 분명 하고싶은게 많았고 하려했던 것이 있었고 되려했던 것도 많았다. 누군가는 나를 보고 많은 것을 해왔다 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지만 나는 항상 하던 것만 해온 것 같고 좀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해오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시도를 시도하고 추구하지만 어느새부터 더이상 그럴 욕구도 그럴 대상도 여건도 없는듯한 느낌이다.


이유는 모르겠다. 현실이 어두워져 보이지 않는 건지 현실이 어둡다해서 그냥 내가 눈을 감은건지. 새로이 무언가를 배우려하면 나의 의도는 순수한 배움인데 항상 목적이 따라왔고 이유가 그 뒤를 따랐다. 그거를 왜 하는지 뭐하려고 하는지 묻는 질문엔 순수한 나의 의도는 대답할 수 없다. 그냥 해보고싶고 재밌어보인다는 이유는 내가 봐도 철없는 소리지만 그럼에도 그게 사실이라 더 말할 대답은 없었다. 어쩌면 내가 너무 밝아 주변이 어두워져 안보였던 걸까? 혹은, 내가 바쁜 시기라는 것을 핑계삼아 돈이 없다는 것을 이유삼아 스스로 눈을 감아버렸을까.


사실 물건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시작하고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처음에만 무언가를 샀을 때처럼 큰 감정이 있지만 조금 지나고 익숙해지면 소중했던 핸드폰도 던지듯 곧 내가 하고싶어하던 열정은 없어지고 그냥 나의 어느 날의 할일 중 하나가 되곤했다. 근데 또 반대로 말하면, 하기 싫은것도 조금 지나면 그랬던 것 같다. 마치 재밌다며 말은 해도 하기는 귀찮아지듯이, 하기 싫다며 말은 해도 어느새 또 하고있긴 했다. 뭐 결국 시작하고 적응하면 어쨋든 하게 되었다는 것.

어느새부터 나는 큰 목적없이 살아왔다. 하고 싶은 것 없이 열정없이 해야하는 것도 없이 그냥 그런대로. 내 나름대로는 만족한다며 즐기자며 살았지만 오늘의 하루는 나에게 또 한번의 반성을 준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이유가 있을 땐 빛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던가?


대부분 나를 보면 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산다 말할 것이다. 뭐 틀린 말은 내가봐도 아닌 듯 하니. 근데, 나름의 변명이라면 그냥 그럴만한 것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하며 하면 잘 할수있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내 스스로에게도.


근데 오늘로서 느끼는 것은 그럴만한 것이라는게 있을까, 하다보면 노력하려고 마음을 먹다보면 그렇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것. 사실 내가 잘하는 몇가지들을 예시로 떠올려봐도 열심히 해봐야겠다 라는 굳은 의지로 노력했던게 없었다. 그냥 하다보니 궁금하고, 찾다보니 더 알게되고 이렇게 나도 모르게 열심히 노력했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의 나는 그런것을 많이 까먹었는지, 점점 더 실패를 두려워한다. 물론 올해가 유독 좀 안풀리는 한 해이긴 하지만, 운전할 때 예전의 죽을 고비를 떠올리며 정신을 차리게 되듯 언젠가는 오늘의 고비로 내일을 살게될 일이 생기지 않을까.


자주 넘어진 사람의 바닥은 더 단단하다. 나는 이제 한 두번의 무릎까짐으로 무른 땅을 이제야 좀 누르고 있는 듯 하다. 오래 서있기만 한다고 내 발 앞이 단단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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