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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운학교네트워크 Apr 25. 2022

삶터공감프로젝트, '삶터살이' 주제탐구 수업

수업나누기&정보더하기 / 신행자_장성삼서중학교

1. 들어가며

  교육현장에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불혹(不惑)의 나이가 가까운 교직생활 중에 이처럼 치열하게 고민하고 애태워본 일이 있을까? 거의 매일 삶터살이를 생각하면 어떤 수업으로 이끌어가야 할지, 어떻게 계획된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답답하고 막막했던 수업. 나의 나침반은 오직 ‘학생 주도적’이라는 말과‘삼서’라는 지역적 범위뿐이었다. 다른 것은 다 희미하고 잘 보이지 않지만 도달해야 하기에 더듬거리며 쭈뼛쭈뼛 발걸음을 옮겨야 했던 나날들. 그것은 삶터공감프로젝트 삶터살이 수업이다.

 

2. 미래형혁신학교 중점 과제 삶터공감프로젝트

  ‘모두가 주인이 되는 학교, 삶의 역량을 키우는 학교, 즐거운 학교’가 우리 학교의 운영 원칙이다. 전남혁신학교 4년 차에 전남미래형혁신학교로 지정되어 우리가 중점을 두고 해야 할 교육은 무엇인지 선생님들과 고민을 많이 하였다. 많은 생각과 협의 끝에 삶 속에서 역량을 키우는 삶터에 대한 교육과정을 연구·개발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필요성, 그리고 앎과 삶이 하나 되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요구를반영하여 ‘학교 구성원이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며 개발하는 지역 교육과정과 수업’을 만들어 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삶터공감프로젝트’라 이름하였다.

  학교 - 지역연계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연구하여 수업으로 연결하고자 먼저 함께 삶터공감프로젝트 밑그림을 그리고 밑그림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실행하였다.

삶터공감프로젝트 밑그림

위 밑그림은 우리가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걸음걸음을 확인하는 좌표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삶터공감프로젝트’ 과제 운영을 위한 계획과 학년별 세부 운영 계획을 세웠다. 또한 이것의 운영을 위해 자유학년제 및 자유 학년-일반학기 연계 교육과정도 다음과 같이 편성하였다.     

2021 삶터공감프로젝트 과제 운영 계획
2021 삶터공감프로젝트 학년별 운영 계획
2021 1학년 자유학년제, 2·3학년 일반학기 연계 교육과정 편성

  새 학년을 준비하는 기간에 논의하고 계획한 삶터공감프로젝트는 전 학년이 학생자치회 부서별(무학년제 5개 부서)로 하는 교과융합수업(동네 한 바퀴, 동네 두 바퀴)과 각 교과 수업 즉, 1학년 자유학년제 주제 선택 활동인 삶터공감, 2, 3학년의 자유 학기와 일반학기 연계 교육과정으로 2학년 기술·가정의 삶터친구, 3학년 국어의 삶터살이로 삶터에 대한 학생들의 안목을 키우고자 하였다. 1학년은 1년의 교육과정 속에서 삶터공감을 진행하고, 2, 3학년은 2학기에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학생 주도적인 프로젝트가 되도록 하자는 선생님들의 약속은 학생들의 수업을 위해 선생님들의 수업계획을 끊임없이 변경해야만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다.

  먼저 교과융합 수업으로 전 학년이 학생자치회 부서별로 팀을 이뤄 자신의 삶터에 대한 앎을 위해 도보로 갈 수 있는 삼서 5개 지역을 선정하고‘동네 한 바퀴와 동네 두 바퀴’ 활동을 통해 삶터를 느껴보고, 이모저모를 살피며 삶터를 자세히 보도록 했다. 그리고 각 활동 후 삶터 지도를 그리되 학교를 중심으로 연결된 하나의 지도를 완성하자는 목표 아래 이루어진 지도 그리기는 저절로 팀끼리의 협업, 공동 작업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동네 한 바퀴 학습활동 기록지
동네 두 바퀴 부서별 지도의 합본

교과융합수업으로 이루어진 동네 한 바퀴, 동네 두 바퀴


3. 삶터공감프로젝트, ‘삶터살이 수업’ 생각 일지

  1학년은 1년의 과정에서 삶터에 대한 다양한 공감 수업이 이루어졌기에, 이 과정에서 삶터란 무엇인지, 우린 왜 이런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2, 3학년은 교과 융합 수업에서 삶터를 돌아보는, 그리고 지도를 그려보는 활동만 하였기에 삶터공감프로젝트를 단지 삶터 지도를 그리기 위한 활동 정도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1학년의 삶터공감 수업의 결과들을 2, 3학년에게 공유하는 시간을 갖곤 했다. 1학기의 시간이 지나고 2학기 자유 학기와 연계한 일반학기 삶터살이 17시간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다음은 새 학년을 준비하는 기간에 미리 세웠던 삶터살이 교과 운영 계획이다.

  국어 교사로서 내가 새 학년을 준비하는 기간에 수립한 ‘삶터살이 수업 운영안’에서 보이듯 먼저 삶터살이 수업을 위해 인터넷으로 마을을 탐색하고 마을 그리기부터 시작하고자 계획하였다. 국어과와 연관된 수업이 되도록 삶터 인들을 만나 삶터 인의 삶의 이야기나 삶터 인이 들려주는 삶터의 역사에 관한 것을 기록하여 삶터 이야기책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것은 교사의 수업계획이기에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주도하는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계획도 이에 따라 변경될 것을 조금은 염두에 두었다. 

  그런데 2학기에 시작하는‘삶터살이 수업’은 시작 부분에서부터 수업계획을 변경해야만 했다. 학생들이 1학기에 교과 융합 수업으로 마을을 탐색하고 마을 지도를 완성하는 경험을 이미 하였기에 시작부터 계획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전문적 학습공동체 공동연구 시간에 선생님들과 약속한 학생 주도적인 수업에도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전히 교사의 눈으로 계획한 수업계획이었음을 성찰한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로 관점을 옮겨 가기로 했다. 아이들이 ‘삶터’와 ‘살이’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인식할 수 있으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학생 본인이 사는 삶터 어르신들은 어떤 삶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무엇을 돌아봐야 할지 막연할 것 같아 수업 속에서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통해 몇 가지 할 일을 함께 찾았다. 먼저 직업들을 살펴보고, 그런 삶터 인의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나 자신이 경험해 보고 싶은 것, 알리는 방법이나 경험하는 방법, 팀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을 기록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활동이 끝날 때마다 공유의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삶터살이 주제 탐구 수업을 진행하면서 수업 내용과 고민을 간단하게 기록해 놓은 ‘수업 생각 일지’다.


삶터공감프로젝트(삶터살이) 일지 

■ 8월 26

  교육과정 정리 및 협의시간 삶터공감 프로젝트의 방향에 대해 선생님들과 이야기 나눴다. 지금까지는 학생자치회 부서로 움직였지만 이것이 지속되면 체계적인 활동이 어렵다는 것에 동의했다. 학년별로 삶터공감, 삶터친구, 삶터살이의 개별적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 8월 27일 1~2차시

  삶터살이 수업계획을 다시 계획할 수밖에 없다. 이미 1학기에 동네 두 바퀴까지 활동이 끝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주도성도 살릴 겸 삶터와 살이에 대한 기본 바탕 세우기를 하고자 계획서를 나눠줬다. 이미 동네 두 바퀴와 여러 번의 후속 수업, 공유의 시간을 경험한 아이들이 왜 이런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지 묻는다. 다음은 나의 답이다.

답1. 시대의 흐름이다. 앞으로의 삶은 영구적 직업은 없다, 적어도 5가지 이상의 직업을 갖는 경험을 할 것이다. 그런 미래에 내가 사는 삶터의 발전이 있어야 삶의 터전을 일궈갈 수 있다. 삶터의 발전을 이루려면 먼저 삶터를 알아가고, 살아보고, 기여할 방안은 없는지 아는 작업이 필요하다.     

답2. 삶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글쎄요. 작년 삼서온마을학교 몰래산타 행사에서 자신의 마을 어르신께 털신을 전달하려는데 그런 분이 자신의 마을에 사시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삶터공감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설명 후 1, 2번을 해결하고 하고, 1번을 발표하게 했다. 3학년 학생들과 함께 직업을 생각해보자고 했더니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 직업과 삼서에서 이뤄지는 농업, 목축업 이야기, 주변 몇몇 분의 직업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3번을 해결하게 하고 생각의 폭을 넓히도록 공유하게 했더니 예를 들어준 내용이 그대로 나온다. 살짝 응용한 친구들도 있지만. 4번을 해결하게 하고 공유하지 못한 채 2차시의 수업이 끝났다.     

  학생들의 자기 주도성을 발휘하게 하는 수업은 매우 어려운 숙제다. 많은 바탕을 깔아주지 않으면 좀체 시야가 넓혀지지 않는다. 다음 시간에는 삶터를 보존하고 가꾸고 발전시킬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하고 나누도록 해야겠다.


■ 8월 30, 9월 3일 3~4차시

  지난 시간의 바탕을 까는 계획서 4번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나 좀체 아이들의 생각이 확장하지 않는다. 내가 예를 들어준 것과 자신들이 활동하기 편리한 방법인 영상을 찍어 홍보하는 방법이 대다수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제시한 여러 분야 중 5개의 분야를 정하여 주고 팀을 꾸리고, 삶터살이를 할 계획을 세우도록 하였으나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지 막막해한다. 

  다음은 정해진 5개 분야에 아이들이 꾸린 팀이다.

- 환경: 이*환, 이*우 영상: 신*섭, 김*빈, 강*진 신문: 최*훈, 임*빈, 이*준

- 농사체험: 김*랑, 이*미, 조*빈 팸플릿: 정*경, 조*영, 김*결

  그런데 언제 시간을 내 팀 활동을 하게 하지? 삶터살이 시간 1~2시간을 할애한 활동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아이들이 각자 계획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려면 장소 이동의 시간도, 누가 그 장소에 데려다줘야 하는지 등등 나도 막막하다. 중간고사 마지막 날 일찍 귀가시켜 활동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좋겠다. 마을 축제를 활용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 9월 7일 5~6차시

  지역민과 함께하는 ‘삶터살이 릴레이 토크’를 했다. 백련동 농원 김*엽 요리사와 2주간에 걸쳐 ‘6차산업과 시골 요리사’로서의 활동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1차산업(생산) × 2차산업(가공) × 3차산업(판매, 홍보, 교육)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것이 6차 산업임을 알게 되었고, 자기 삶의 터전에서 나만을 위한 삶의 경쟁이 아니라 더불어 삶의 치유를 이뤄가는, 남을 위한 가치 있는 삶을 끊임없이 개발해 가는 이야기가 신선하고 아름다웠다. 우리 아이들이 아무런 터전도 없는 곳에서 척박한 삶을 일궈가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보다 이미 있는 삶의 터전을 나와 우리를 위해 연구하고 개발해 간다면 얼마나 가치 있는 삶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9월 10일 7차시

  아이들과 함께 9/7일 2차시에 걸친 지역민과 함께하는 삶터살이 릴레이 토크 백련동 농원편에 대한 생각 나눔의 시간을 갖고 이에 관련된 내용을 삶터살이에 적용해본다면 무엇이 있을까를 나눴다. 삶터살이 수업이 아이들에게 조금씩 스며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미: 샤인머스캣을 이용한 마카롱 만들기, 우리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음식이나 물건 만들기

신*섭, 임*빈: 치유 농사를 통해 치유 얻기

강*진: 사과 수확, 사과를 이용한 음식 만들기와 판매하기, 사과 따는 체험이나 음식만들기 체험하기 및 홍보

김*빈, 이*환: 생산품 가공 판매 또는 편백농원처럼 6차 산업을 이루면...

이*준, 정*경, 조*영: 지역을 알릴 수 있도록 영상, 팸플릿, 안내 책자 등을 만든다면.     


■ 10월 14일 8~9차시

  학교의 행사나 중간고사 준비를 위해 삶터살이 수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중간고사가 끝난 날 삶터살이 릴레이 토크를 3학년 학부모인 김*현님과 하였다. 이분은 울산에서 회사생활을 하다 연로하신 모친 때문에 귀농하여 샤인머스캣 농원을 하고, 징거미새우 양식을 하여 6차 산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다. 아이들과 새우양식장에서 삶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듣고, 새우 낚시를 체험하였다. 귀농하여 시작한 포도 농원과 새우 양식은 아직 많은 연구를 하는 중이며, 오늘의 새우 낚시 체험은 6차 산업까지 이룩하고자 시험 삼아 우리에게 기부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겐 색다른 즐거움의 시간이었고, 전에 들었던 6차산업 이야기를 오늘 다시 듣게 된 것도 하나의 배움의 보람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의 보고서 내용을 보면, 지역민의 다른 삶의 모습을 엿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 10월 29일 10차시

  삶터살이 계획에 대한 진행 여부를 학생들에게 물었다. 환경팀을 제외하곤 다른 팀은 아예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더니 모두가 농사 체험을 기사로, 영상으로, 팸플릿으로 하겠단다. 그럼 농사 체험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혀 움직일 일이 없다는 결론이다. 그럼, 언제 시간을 내어 농사 체험을 할까? 이 계절에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사과 따기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팀 활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목표를 신문 제작이나 팸플릿 제작 중 팸플릿 제작을 많은 아이가 선택하여 그 길로 가기로 하고,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서로 고민하고 있을 때 이*환이 독자를 누구로 할 것인가가 먼저 정해야 한다고 했다. 아이들은 삼서면 20~50대로 정하고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물으니 삶터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 요즘 대세인 산업 등을 담자고 하였다. 이렇게 몇 마디 나누지 못했는데 벌써 종이 울렸다. 월요일 다시 생각을 나누기로 하고 수업을 마쳤다. 

  삶터살이 수업을 할 때마다 생각이지만 2, 3학년은 교과목 시간에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 개인별 프로젝트로 토요일 활동하는 날 또는 2주 1회 활동하는 날(창체, 자율 동아리 시간 등을 몰아)을 정해 개인별 또는 팀별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이 좋겠다. 마을 주민과 매칭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 11월 1일 11차시

  팸플릿 제작을 목표로 하고자 할 때 무슨 내용으로 할 것인지 이야기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팸플릿 제작 팀장인 정*경이가 사회를 보며 내용을 탐색하였다. 그리고 최종 잔디 산업 체험, 사과 농원 체험, 소 축사 체험을 하여 팸플릿을 제작하기로 하였다. 나는 처음의 수업계획과는 달리 아이들의 의견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삶터공감프로젝트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더 많은 고민이 된다.

  

■ 11월 9일 12차시

  삶터살이 릴레이 토크 수 사과 농원 대표 봉*주님의 강의가 있었다. 삶 이야기를 통해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나눈 후 3학년 5명이 함께 인터뷰에 참여하였다. 11월 20일 정도 사과 농원에서 사과 따기 체험을 하며 더 깊게 체험하기 시간을 약속받았다. 아이들은 삶터에 사는 강사님과 매우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려 했다. 질문의 수준도 높아졌다. 조금씩 아이들의 태도가 변해감을 느꼈다.


■ 11월 20일 토요일 

  사과 농원 사과 따기 체험활동, 12월 19일 일요일 축사 소 사육 체험활동

  삶터살이 체험을 위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영상팀, 체험팀, 신문 기사팀이 토요일, 일요일에 시간을 내어 체험활동을 함.


■ 12월 13일 ~ 12월 31일 13 ~ 17차시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후의 3학년에게 주어진 여유의 시간을 삶터살이 팸플릿 제작 활동을 위해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다. 컴퓨터실에서 기사를 쓰고, 영상을 편집하고, 이것들을 하나하나 모아 팸플릿을 제작하였다. 한 아이는 좋은 영상을 찍기 위해 개별적으로 사진기를 새로 구입하고, 또 한 아이는 영상 편집을 위해 자신의 용돈으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구입했다. 물론 이 작업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참으로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한 아이는 인터넷에서 팸플릿 프로그램을 알아 팸플릿을 제작하는 등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 임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 삶터살이 수업을 마치며

  연초 수업계획을 거창하게 세웠다. 그런데 2학기에 수업을 하려고 하니 1학기 동안 삶터공감 프로젝트 활동으로 경험했던 아이들에게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았고, 또한 계획했던 수업 활동들이 1학기에 진행되어 처음부터 난감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이 주도하는 수업을 하고자 계획부터 수립하게 하였으나 삶터살이에 대한 개념도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계획이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아이들의 결정에 따라 수업의 흐름을 정하고자 한 나도 아이들처럼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아이들이 팸플릿 제작을 목표로 한 것을 밀고 땅기고, 마치 어린아이 양팔을 두 손으로 붙잡고 걸음마 연습을 시키는 과정 같았다. 수없는 고민의 반복 과정을 통해 자신들이 목표한 팸플릿을 세상에 내놓았다. 마지막 시간 함께 결과물을 공유하며 가슴에 밀려오는 뿌듯함, 그리고 자랑스러운 아이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밀려왔다. 하지만 아직도 이 길의 바름에 대한 확신이 없다.


■ 학생들이 기획하고 만든 삶터살이 팜플렛

* QR코드를 찍으면 영상을 볼 수 있음.



4. 삶터살이 수업을 위한 지원

삶터살이 릴레이 토크

  삶터살이 릴레이 토크는 삶터에서 사는 직업인들을 강사로 초청해 어떻게 삶을 일구며 살아가는지에 대해 듣고, 삶터와 삶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도록 계획된 활동이다. 2학기 3회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이론이 아닌 몸으로 직접 삶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하고, 때론 삶터에 대한 자부심과 장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도 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터살이 수업을 계획할 것인지를 어렴풋이 알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다음은 릴레이 토크를 위한 계획과 연계된 체험활동 내용이다.


전문적 학습공동체 공동연구

  전문적 학습공동체 공동연구는 미래 교육 환경에 대비하는 지역연계 교육 연구로 교육생태계의 확장 및 미래역량 중심 교육과정 운영, 자유학년제 교육과정과 삶터에 대한 교육과정을 연계하여 ‘주제선택 활동’으로 설정(삶터공감, 삶터친구, 삶터살이 교육과정으로 적용 운영)하는 사례 제시, 삶터교육과정 개발자로서의 교사 역량 강화 연수의 확산 및 일반화에 기여하고자 월 1회 2시간씩 이루어졌다. 이때 서로의 삶터공감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나누고, 고민과 계획을 나누면서 공동으로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나눔의 과정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받는 시간이어서 삶터살이 수업이 늘 향방을 잡을 수 있는 지원책이 되었다.

- 전문적 학습공동체 공동연구 마지막 시간 협의록 요약본-

 5. 삶터살이의 내일을 다시 계획하며

  2021학년도 삶터살이 수업일지에서 아직도 이 길의 바름에 대한 확신이 없다.’로 끝을 맺었지만 지난 한 학기의 허둥댐이 올해의 수업자료가 되어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교육과정의 재편성과 전 교원의 적극적인 참여로 나아가야 할 뚜렷한 지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삶터살이를 하고자 해도 시기가 맞지 않거나, 일과 중 1시간으로 교외 체험 활동으로 이루어져야 할 시간을 확보할 수 없어 토요일이나 일요일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1학기 창체 동아리를 삶터살이로 조직하여 시기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간표를 자율 동아리 활동 시간과 연속하여 구성함으로써 체험 시간을 확보하였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2~4명의 선생님이 팀을 이루어 삶터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발걸음을 함께 딛기로 했다. 또한 마을교육공동체인 삼서온마을학교와 교육과정을 연계하여 삶터살이 수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학생들 몫이다.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으로 엮어갈 계획이므로. 앞으로 살아갈 삶터인을 꿈꾸기보다 현재 삶터인으로 살아가는 수업으로 또다시 생각하고 고민하는 발걸음을 딛고자 한다. 이젠 조금 더 여유롭다. 방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 학기의 반쪽 수업이 아닌 1년의 수업을 통해 부쩍 성장해 있을 아이들의 모습을 꿈꾸면 가슴이 설렌다. 

- 2022년 새학년 집중 준비기간 협의 내용 -

    올해로 2년째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삶터공감프로젝트는 1학년은 ‘삶터공감’, 2학년은 ‘삶터친구’, 3학년은 ‘삶터살이’를 주제로 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조금씩 깊이 있는 탐구를 한다. 아이들이 참여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그들이 사는 지역을 알고 새롭게 만들어 가는 삶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이다. 이를 위해 나는 올해도 여전히 ‘어떻게 하면 좀 더 아이들이 주도하게 할까?’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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