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더라
즐거운 마음으로 떠난 항공 여행! 하지만 가끔 예상치 못한 '운수 나쁜 날'이 찾아오곤 합니다.
승무원이 조금 불친절하다거나, 좌석 등받이가 고장 나 꼿꼿이 앉아 가야 할 때, 혹은 기껏 기대한 모니터가 먹통이라 영화 한 편 볼 수 없을 때 말이에요. 심지어 옆 승객이 짐을 내리다 내 머리 위로 떨어뜨리거나, 승무원의 카트에 무릎을 치이는 아찔한 사고가 나기도 하죠.
그럴 때 우리는 속으로 엄청난 억울함을 느낍니다.
"내 소중한 여행을 망쳤어! 이건 정말 큰일이야!" 이런 생각에 항공사에 강력히 항의하면, 왠지 1등석 티켓이나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 줄 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담백합니다. 나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특별한 비극'이지만, 거대한 항공사 입장에서 이런 일은 하루에도 수십 건씩 접수되는 '일상적인 업무' 중 하나거든요.
이미 그들의 컴퓨터 속에는 '좌석 불량 시 얼마', '부상 시 어떤 절차' 같은 철저한 보상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항변해도 결국은 정해진 매뉴얼대로 해결될 뿐이죠.
"나만 유독 운이 없어서 이런 일을 당하나?" 싶은 서러운 마음이 들 때쯤, 저는 얼마 전 주유소에서 겪은 일로 그 서러움을 싹 날려버렸습니다.
며칠 전부터 평소 사용하던 카드가 감쪽같이 사라져서 온 집안을 다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 왜 이렇게 정신을 놓고 살까?"라며 스스로를 탓하며 며칠을 보냈는데, 오늘 집 앞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사무실에 들러 혹시나 하고 물어봤습니다.
"저기... 혹시 며칠 전에 카드 한 장 습득된 거 없나요?"
그러자 직원분이 무심하게 가리킨 바구니를 보고 저는 그만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 안에는 제가 잃어버린 것과 비슷한 카드가 족히 30장은 쌓여 있었거든요! 나만 덜렁거려서 카드를 꽂아두고 가는 줄 알았는데, 수많은 사람이 주유를 하고는 당당하게 카드를 두고 떠났던 겁니다.
비행기에서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길까?"라고 억울해했던 그 순간도, 사실은 주유소 바구니에 담긴 30장의 카드 중 하나였던 셈이죠.
나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큰 실수 같고 불운 같지만, 알고 보면 세상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비슷한 사고를 치며, 또 그렇게 시스템 안에서 복작복작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여러분, 혹시 지금 "나만 왜 이럴까?" 하는 생각에 우울하신가요?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주유소 바구니 속 30장의 카드 주인이 다들 우리 같은 사람들이니까요.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하고 한 번 웃어넘기는 오늘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