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

다 같이 먹을 땐 국자를 사용합시다.

by 덤덤










































바야흐로 코로나가 창궐하여 온 세상을 쑥대밭으로 만든 지 벌써 2 년이란 시간이 다 되어 가지만 예전의 습관이란 버리기 참 어려운 것이다.


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직도 마스크를 반쯤 걸치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좁은 길목에서 뿜는 담배 연기를 고스란히 맡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중에서도 계속해서 위생상의 문제로 항상 제기되어 왔지만 수천 년 동안 한 음식을 같이 나눠 먹던 습관은 아직도 21세기에도 살아남아 코로나 시국에도 찌개에 같이 숟가락을 넣어 먹는다.


물론 나도 이런 습관을 완전히 고치진 못했다. 분명 고쳐야 할 일 중 하나이지만 나는 지금까지 가족들과 찌개 냄비에 같이 숟가락을 넣어 먹고 있으며 이 행위는 너무나도 숨 쉬는 것만큼 자연스럽다.


다만 식구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찌개를 먹는 행위는 좀 다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이 사람이 이는 닦았는지 같이 밥을 먹기 전에 무엇을 먹었는지 알지 못한 채 문화라는 이유로 같은 찌개 냄비에 숟가락을 넣어 타액을 공유하는 것은 굉장히 찜찜한 일이다.


D 차장과의 식사시간은 언제나 공포였다. 그의 식사 매너로 말할 것 같으면 짭짭 후루룩 소리는 기본이며 양념을 온 갖데 묻혀 사람들의 밥맛을 떨어트리는 강제 다이어트의 공신(?)이었다.


문제의 그날 점심 메뉴는 양푼 김치찌개였다. 처음에는 김치찌개 먹음직스레 끓자 모두가 국자로 자신이 먹을 만큼 앞접시에 덜어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밥을 반 공기 먹었을 즘 D가 숟가락을 쭈-왑- 빨더니 김치찌개를 정성스레 휘-휘- 저어가며 자신이 먹고 싶은 부분을 골라 숟가락으로 한 술 뜨는 게 아닌가.


그 순간 모두가 경직된 얼굴로 말없이 뚝딱거리며 젓가락질의 속도가 둔해졌다.

아무리 그래도 쭈왑은 너무 하잖아....!!!!!!


나는 곧 젓가락을 내려놓았고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기를 초조히 기다렸다.

공포의 점심시간이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나는 분명히 한두 시간 뒤면 배가 고플 것 같아서 편의점에서 초코바를 하나 샀다. 그리곤 신경질적으로 초코바를 까서 입에 욱여넣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소중한 점심시간을 이렇게 허무하게 날린 것이 너무 짜증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배려 없는 한 사람 때문에 소중한 한 끼를 초콜릿을 때워야 하는 사실이 서글퍼졌다.

제발 식사 매너 좀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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