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나무

자연을 소중히

by 덤덤












우리 집 근처에는 큰 공원이 하나 있는데 매월 4월이면 벚꽃 축제로 많은 인파가 몰린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은 코로나 여파로 공원 안 벚꽃 사진이 잘 나오는 사진 명소는 폐쇄되었고 원래라면 각지에서 오는 푸드트럭, 엿장수 아저씨, 풍선을 든 아이들 팔짱을 낀 연인들 등등을 가득 맞이해야 할 공원은 텅텅 비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길가에 핀 벚꽃 나무를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거리를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벚꽃이 만개한 어느 날 나는 호두를 데리고 벚꽃 나무 길을 지나쳐 산책을 하고 있는 길에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길에서 삼삼오오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무리 중 한 명이 성큼성큼 벚꽃 나무 앞으로 가더니 벚꽃 나무의 굵은 가지를 우지끈 부러트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곤 두 손으로 나뭇가지를 맞잡고 가지 끝의 벚꽃 잎들을 휘휘 돌리며 떨어트리자 옆의 친구는 열심히 그 장면을 영상으로 찍고 있었다. 아마 슬로 모션으로 흩날리는 꽃잎을 찍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전에도 잔가지를 꺾어 귀 뒤로 꽂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봐왔지만 이건 너무 심하잖아!!!!

1년 중에 아주 짧은 시간 피었다 져버리는 꽃을 꺾어버리는 건 너무 잔인한 행동이라고...!!!


나는 불의를 보면 용케(?) 참는 사람이지만 그날만큼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정의감이 불타올라

"나뭇가지를 꺾으시면 어떡해요!!!"

학생들을 향해 빼액- 질러 버렸다.


아뿔싸.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요즘 애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나는 학생들이 무슨 뒷얘기를 할까 봐 빠른 걸음으로 그들을 지나쳤다.

그러자 뒤에서 꿍시렁거리는 소리를 들렸고 나는 그 자리를 벗어나려 뛰다시피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꽁무니 빠지게 도망간 건 조금 모양이 빠지긴 하지만 나 어른으로서 괜찮은 참견을 한 거 같기도? (물론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만) 앞으로도 가끔 올바른 참견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자주 튀어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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