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셨어요
요즘은 직접 마트까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클릭 몇 번이면 내가 원하는 물건을 빠르게 받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마트에 직접 가서 물건을 사는 것을 좋아한다.
마트에 가면 예쁘게 포장된 물건들을 직접 구경도 할 수 있고 가서 무엇보다 빽빽이 잘 정리된 물건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어느 날 늦은 저녁, 장을 보러 집 근처 대형마트에 간 나는 필요한 식료품 와 타임세일 중인 초밥을 카트에 넣고 술 코너에 가서 비싼 술들을 이리저리 구경했다. 장 보기를 마치고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 있는데 내 앞의 아줌마가 계산을 할 때 일이었다.
"봉투 필요하세요?"
"응"
응? 말이 짧다?
나는 놀라서 아줌마를 바라보았다.
"이것도 계산해 줘"
아줌마는 계산대 옆에 있던 초콜릿을 집어 들어 툭 던지며 말했다.
아니 어쩜 저렇게 무례할 수가...
식료품 몇 개 사면서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집 사모님이나 할 법한 말투와 태도가 계속해서 내 신경을 건드렸다.
아줌마, 드라마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에요?
"적립하시나요?"
"그럼 안 해?"
으악... 비꼬는 말투 정말 최악이다... 적립하면 한다 그러면 되지 말을 왜 저렇게 하는 걸까.
저 아줌마를 잠깐 보고 있는 것만으로 피가 마르고 인류애가 파사삭 말라비틀어지는 느낌이었다.
점원은 굳은 표정으로 계산을 마치고 카드와 영수증을 아줌마에게 건넸다.
아줌마는 점원에게서 카드를 탁 낚아채듯 받더니 찬바람을 일으키며 쌩하니 자리를 떠났다.
휴... 아줌마가 내 눈앞에서 사라지자 왠지 모를 해방감이 찾아왔다.
드디어 내가 계산할 차례.
점원의 얼굴에 힐끗 바라보니 역시나 그녀의 얼굴에 깊은 그늘이 져있었다.
"저런 분 신경 쓰지 마세요..." 나는 용기를 내어 조심스레 그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네..." 그녀의 짤막한 대답에는 분노와 당황 그리고 치욕이 묻어 나왔다.
무거운 침묵 속에 나는 물건을 결제하곤 무거운 마음으로 가게 밖을 나섰다.
소비자가 누려야 할 권리는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고 물건을 파는 직원을 사노비 마냥 대할 권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 점원들을 자신보다 깔보고 막대하면서 자신이 뭐가 크게 되는 줄 알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 지금 하나도 안 멋있고 옆에서 보면 굉장히 없어 보여!!!'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