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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랑 Sep 26. 2024

[나를 남겨두고 간 너에게]


14살 때, 사는 게 지옥 같았던 시절, 

유일하게 위로가 되었던 친구 하나를

허망하게 떠나보내야 했어요. 

어린 나이에 처음 겪는 일이었기에 

우느라 정신이 없었던 건지, 

발인이나 장례식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아무것도 기억 나는 게 없어요. 

처음 몇 년은 납골당에도 못 갔어요. 

한 줄기 희망과도 같던 친구를 나에게서

빼앗아 간 하늘이 너무 원망스럽고,

친구의 이름이 적힌 납골함만 보면

자꾸만 눈물이 나서요.

다음 몇 년은 이 지옥 같은 세상에

나만 남겨두고 가버린 친구가 미웠어요. 

유일하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준 친구가 

더 이상 옆에 없고, 혼자 살아남아 

살아갈 자신도, 희망도 없었거든요. 

그 사이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친구의 시간은 멈춰 있는데 

내 시간만 전속력으로 지나갔어요. 

그렇게 조금씩 잊혀질 줄 알았어요.

근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왜 점점 

그 친구가 그리워질까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 그 친구를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네가 없던 세상은 너무 삭막했고,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고,

사는 게 지옥 같았던 시절, 

내 옆에 있어줘서 항상 고마웠고, 

덕분에 큰 위로가 되었다고, 

너와의 짧은 추억만으로

다시 살아갈 힘이 되었다고. 

나를 남겨두고 간 너에게 

네가 너무 많이 보고 싶어서 

이 말을 해주러 더 빨리 가고 싶었는데,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우는 너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니까,

난 네가 우는 게 제일 싫으니까.

그래서 조금 늦게 왔어. 미안해.“

<너를 두고 - 나태주>

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가진 생각 가운데서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표정 가운데 

가장 좋은 표정을 

너에게 보이고 싶다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 

나 스스로 네 앞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다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 신해철>

흐린 창문 사이로

하얗게 별이 뜨던 그 교실 

나는 기억해요 

내 소년 시절의 파랗던 꿈을 

세상이 변해갈 때 

같이 닮아 가는 내 모습에 

때론 실망하며 때로는 

변명도 해보았지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그대여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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