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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 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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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랑 Sep 25. 2024

[기도]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불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학교로,

학교 안에 법당이 있어서 

명상하는 시간도 있었어요. 

딱히 종교가 있진 않았지만, 

엄마도 기도하러 자주 절을 방문했고, 

그런 엄마 따라 함께 기도하곤 했어요. 

절 한 번에 기도 한 번씩 할 때마다 

항상 하던 기도가 있었어요. 

‘행복하게 해주세요.’ 

‘내 미래는 지금보다 나은 삶이기를…’

필리핀 어학연수 시절, 

가디언 들과 다녔던 한인교회에서도, 

친구 따라갔던 성당에서도, 

다른 어떤 기도보다도 간절했던 

그 기도를 빌고 또 빌었어요. 

행복에는 큰 행복만 있다고 생각해서 

더욱 간절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행복에는 소소하고 작은 행복도 

있다는 걸 나이가 들어서 알게 됐어요. 

소. 확. 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비록 그렇게 간절했던 기도는 

딱히 이뤄질 것 같진 않지만, 

소확행으로만 가득한 삶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오랜 친구를 만나서 

수다 떨고, 커피 마시고, 밥을 먹고, 

술 마시면서 웃고 떠는 시간, 

좋아하는 취미를 하면서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하는 시간,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구름이나 노을이 예쁜 그 순간들,

이 작은 행복들이 모이고 모이면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게 아닐까. 

마지막 숨을 내뱉는 그 순간에 

‘아, 내 인생의 시작은 불행했더라도,

끝은 행복했구나‘ 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행복한 삶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문구 중 이런 말이 있어요. 

“불행하지 않은 것이 행복한 것이다, 

그렇다고 행복하지 않은 것이 불행한 것은 아니다“

쇼펜하우어도 비슷한 말을 했어요.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덜 불행하게 사는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행복한 것이고,

덜 불행하게 사는 것이 행복한 인생인 거죠.

나는 그저 그렇게 살기로 했어요. 

<화살기도 - 나태주>

아직도 남아있는 

아름다운 일들을 

이루게 하여 주소서 

아직도 만나야 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여 주소서 

아멘이라고 말할 때 

네 얼굴이 떠올랐다 

퍼뜩 놀라 그만 

나는 눈을 뜨고 말았다 

<Lazenca, Save us - 신해철>

Lazenca, Save us 

Lazenca, Save us 

Lazenca, Save us

Lazenca, Save us

Save us, Save us, Save us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탄식은 하늘을 가리우며 

멸망의 공포가 지배하는 이곳 

희망은 이미 날개를 접었나 

대지는 죽음에 물들어 

검은 태양만이 아직 눈물을 흘릴 뿐 

마지막 한 줄기 강물도 

말라버린 후엔 남은 건 포기뿐인가 

강철의 심장 천둥의 날개 펴고 

결단의 칼을 높이 든 자여 

복수의 이빨 증오의 발톱으로 

우리의 봄을 되돌려다오 

이미 예언된 미래조차 

지킬 의지 없이는 허공에 흩어지는가 

강철의 심장 천둥의 날개 펴고 

결단의 칼을 높이 든 자여 

복수의 이빨 증오의 발톱으로 

우리의 봄을 되돌려다오 

강철의 심장 천둥의 날개 펴고 

결단의 칼을 높이 든 자여 

복수의 이빨 증오의 발톱으로 

우리의 봄을 되돌려다오 

Lazenca, Save us 

Lazenca, Save us 

Lazenca, Save us

Lazenca, Save us

Save us, Save us, Sav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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