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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랑 Sep 27. 2024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


어렸을 때, 나무가 울창하고 

비교적 공기가 좋아서 

밤엔 별이 많던 곳에서

잠깐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곳에서의 하루하루는 

견디기 힘들 만큼 끔찍했지만,

그 와중에도 유일하게 

좋았던 기억이 딱 하나 있어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거였어요.

그 후로 천문학자가 

꿈이었을 정도로 좋아했죠. 

공부엔 재능이 없어서 

포기해야 했지만요. 

낮엔 그린 것처럼 뭉게구름이

예쁘게 떠 있는 맑은 하늘을, 

밤엔 수많은 별이 수놓은 하늘을, 

일몰, 일출 때 서서히 물드는 

노을 진 하늘을 보는 것이 

그때나 지금이나 질리지 않는 

제 인생의 유일한 낙이에요. 

가끔 퇴근길에 날씨가 좋으면 

한 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가곤 해요.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보면서, 

귓가에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걸으면 기분이 안 좋다가도 

금세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렇게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집에 도착해 있고, 

어떨 땐 그 시간이, 그 거리가 

짧게 느껴져서 동네를 

한 바퀴 더 돌기도 해요. 

운동이라면 질색하는 내가 

숨쉬기 다음으로 좋아하는 

운동이기도 하죠. 

하늘, 별, 달, 은하수, 구름, 노을…

이런 단어들만 봐도 기분이 좋아요. 

왜 그럴까요.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 순간만큼은 

평온해지고 숨통이 트이니까, 

내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로부터 

잠시나마 해방시켜 주니까 

기분이 좋아지는 게 아닐까요. 

간혹, 정말 숨이 막히도록 지치고 

죽고 싶을 만큼 힘들 때, 

하늘을 올려다보면 

위로가 될 때도 있어요. 

“오늘 하루 힘들었지? 수고했어”

“괜찮아? 이제 다 괜찮아”

“항상 너의 행복을 응원하고 있어”

“언제나 너의 곁에 있다는 거 잊지 마” 

“늘 너의 편이야” 

이렇게 말해주는 거 같기도 해요. 

그래서 하루 종일 그렇게 참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 적도 있어요.

그러다 보면 이런 생각도 들어요. 

‘죽으면 이건 더 이상 못 보겠구나’

‘이렇게 예쁜 거 더 보려고, 더 많은 날,

더 많은 순간을 살아야겠다‘

‘누가 왜 죽지 않고 사냐고 물으면 

하늘, 별, 달, 은하수, 구름, 노을 

이라고 말해야겠다‘ 라고…

<별 - 나태주>

너무 일찍 왔거나 

너무 늦게 왔거나 

둘 중에 하나다 

너무 빨리 떠났거나 

너무 오래 남았거나 

또 그 둘 중에 하나다 

누군가 서둘러 떠나간 뒤 

오래 남아 빛나는 반짝임이다

손이 시려 손조차 

맞잡아 줄 수가 없는 애달픔 

너무 멀다 너무 짧다 

아무리 손을 뻗쳐도 

잡히지 않는다 

오래오래 살면서 

부디 나 잊지 말아다오 

<A poem of stars: 별의 시 - 신해철>

어둡고 무거운 저 하늘 

어느 구석에조차 

별은 눈에 띄지 않고 있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야 

희망은 몹시 수줍은 별 

구름 뒤에만 떠서 

간절한 소원을 가진 이조차 

눈을 감아야만 보이네 

내 마음의 그림 안에선 

언제나 하늘 가득 별이 빛나고 

바람의 노래를 보면은 

구름의 춤이 들려 

하늘의 별이 하나 둘씩 

사라져 가는 것은 

땅 위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말라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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