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명한 교수님의 강의에서 무서운 얘기를 들었다. 2025년이면 대한민국은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인구의 20%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 전망이란다. 그렇게 되면...지금의 40~50대는 재수없으면 70대까지 일을 해야할 수도 있다고. 으아악!!
올해로 직장생활 27년 차. 지금 일하는 곳은 여섯번째 회사이고 8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전 다섯 개 회사에서 짧게는 1년, 길게는 6년 정도씩 일했다. 이직이 잦았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몸값 올려가며 옮겨다녔구나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맞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직에 따른 연봉상승은 정기 임금인상과는 단위가 달랐으니.
하지만 내 이직의 가장 강력한 동인은 반복적인 것을 죽어라 싫어하는 내 성격이었다. 신입 딱지를 떼고 나서부터는 한 업무에서 3년 정도 되면 하던 일들이 쉽게 잘할 수 있는 일처럼 여겨졌다. 그리고 시시해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자극과 활력,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을 찾아 떠나야 했다. 그렇게 27년을 지루할 틈 없이 보냈다. 그사이 한 두개 가입했던 개인연금은 납입기간도 끝났다. 유유자적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은퇴가 멀지 않은 것만 같았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년은 자꾸만 연장되고 국민연금도 고갈되기 직전이라고 하고...
그렇구나. 아직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감사히 열일해야 하는 거구나. 당장 내 사업을 시작할 배포나 결단력은 없으니 한동안은 직장생활을 이어가야할 모양이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다시 모든게 시시해지기 시작했다. 여차저차 5년차 고비는 넘어갔다 생각했는데... 잠시 외출 나간 줄 알았던 열정이가 돌아오질 않는다. 이 고비를 어떻게 넘어갈 것인가...
때마침 그 분이 오셨다. 3년 간 공석이던 사장님 자리에 새로운 분이 오신 것이다.
여전히 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나는, 이른 은퇴를 꿈꾸던 나는...다시 나의 유능함을 증명해보여야 한다. 열정이는 예전 같지 않겠지만, 나는 새롭게 유능해지기로 마음 먹는다. 여차하면 70대에도 일해야할 수도 있다는데 뭐 이제 고작 50이니. 아무튼 두구두구 기대된다. 변화의 소용돌이를 뚜벅뚜벅 큰 걸음으로 통과해나갈 내 모습... 으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