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보고 싶습니다.

(김정우 시집: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사랑으로 남고 싶어한다)

by 김정우

불러보고 싶습니다.


어느날

새움 트는 봄날

기뻐서 눈물이 나면

조용한 목소리로 가만히

불러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어린날

따스한 그 품안에 안긴 듯


어느날

비바람치고 천둥치는 날에는

창가에 서서

떠는 문풍지 소리처럼

불러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춤추는 파도 같이 흔들리는

당신의 뒷모습을 보듯


어느날

앞산에 단풍들고

내 마음마저 물들면

변성기 지난 소년의 목소리되어

불러보고 싶습니다

친구.

젊은 날 고민하고

아파했던 그 거리를 걷듯


어느날

소리없이 가로등 불빛속

함박눈이 내리면

가만히 은밀한 목소리로

불러보고 싶습니다

그대.

純白의 미소로 맞으며

결혼하듯


불러보고 싶습니다

오늘 또

그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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