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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우 Apr 11. 2023

남은 삶은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2. 이런 사람인 것을 인정합니다.

나는 화를 잘 안내는 사람이고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므로 평상심을 유지하며 감정의 기복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느끼지 않고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에 직장에서 업무적으로나 사람관계에서 화가 났는데 오랫동안 그 화가 안 풀려서 평상심을 잃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상대방들은 아무런 변화 없이 지내듯 해서 더 화가 안 풀리는 것이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소하다면 사소한 것들이다.


그러한 상대방의 사소한 것들에 나는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다.라고 정의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거다.

그래 나는 사소한  것에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고, 화가 많은  사람이고, 조그만 불편도 참지 못하고 못 견뎌하는 사람이고, 하고 싶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외로운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고 늘 내가 그런 건 아니다.

사소한 것이 나를 거슬리게 하는 경우에만 그렇다.

나는 내가 생각하고 정해진 스타일에서 벗어나는 경우에 스트레스가 심하다.

또한 일이 많거나 일이 바쁘게 몰아치는 경우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다.

상대방이 내 얘기는 안 듣고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경우도 그렇다. 상대방이 무례하게 굴면 그렇다. 몸이 피곤하면 그렇다.

특히 자존심이 상할 때 크게 받는다.

문제는 그런 것에 한번 꽂히면  심하게 오래간다.

생각을 곱씹고를 되풀이하다 잠도 잘 못 자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는 화가 많은 사람이고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다.


지난 세월을 살아오면서 나는 스스로 이런 사람이 아니라고 자신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그런 경우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자책해 버리면 지금까지의 정체성이나 자존감이 떨어질 것이므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차분하게 성찰해 보니 나는 그런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남은 삶을 행복하게 보내려면, 이것을 고치거나 극복하거나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나는 그래서 우선은 그런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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