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생
중학교 3학년 때 고향친구의 고모님 댁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했다. 고향친구는 고모집에서 지내면서 학교를 다녔고 그 집에 우리보다 한 살 아래인 아들이 있었다.
아들 친구들이 이웃에 몇이 있었고 나는 가끔씩 그 무리들 속에 끼여서 같이 놀기도 했다. 그중에 같은 학교 동급생이 있었다. 내가 자취하는 방에도 몇 번 왔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의 관심사로 친해졌다.
내가 부산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되었다. 1차 전형에서 낙방한 나는 그 친구에게 부탁해서 2차 서류가 필요해서 그 친구에게 부탁했다. 그 친구가 졸업증명서등 필요한 서류를 학교에서 발급받아 등기우편으로 보내줘서 2차 시험을 칠 수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10년 넘게 흘러 내가 결혼하려고 예식장 예약하러 갔는데 그곳에 그 친구가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 친구의 배려로 결혼식을 잘 마쳤다. 그 후 퇴근 후 저녁에 한 번 만나 식사도 하고 술 한잔도 했다. 그 이후로 무슨 이유여서인지 만나지 못했다. 한참 후에 예식장에 전화했더니 그만두고 고향 쪽으로 갔다고 했다.
오랜 세월 살면서 가끔씩 그 친구 생각이 나곤 했다. 그런데 그때 그 친구가 나를 만나기를 꺼려했던 기억이 있어서 찾는 것을 망설이게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 친구가 생각나서 찾아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며칠 전에 고향친구에게 혹시 그때 그 친구 소식 아느냐고 묻게 되었다.
고향친구의 대답은 4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뭔가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만난다는 희망이 없어져 버린 안타까움에 가슴이 아팠다. 내 잘못이라는 자책감도 들었다. 생각났을 때 찾아서 하고 싶었던 궁금했던 것을 물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 날,퇴근길에 5년 동안 잘 만나지 못한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우리 만나자. 당장 지금~"
생각날 때 전화하고, 보고 싶을 때 만나야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