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마다 무늬가 있었다
골목을 지나면 벽돌들이 혀를 내민다.
흩어진 색의 흐름 속 깨어진 가로등의 그림자
너의 말은 밑에 엉켜들어
나뭇가지처럼 네 발목을 휘감고 있다.
나는 바람의 손끝에서 떨어진 먼지로
네 눈동자를 긁어낸다.
'눈앞이 검다' 너는 소리치고
나는 대답 대신 녹슨 뼈다귀를 건넨다.
어디서 울음소리가 났다 그것은 하얀 고요 속에서
침묵의 치아로 파고든 새벽의 노래였다.
네가 입을 벌릴 때
나는 언제나 그 속에서 얼어붙은 여름을 본다.
낯선 정체불명의 소리가 이리저리 나를 스쳐가고
바닥의 흔들림은 지나간 기억의 파편들이
내 몸을 가로막아 자국이 날 정도로 나를 괴롭힌다.
그 울음은 시간을 먹고 곰팡이로 자라
저무는 색으로 모든 감정을 덮어간다.
모퉁이에 쌓인 쓰레기 더미에서
떨어진 캔들이 미소처럼 반짝이고
그것은 끝내 지나가는 바람의 타액으로
흐물거리는 상처를 매운다.
잊혀진 골목 이곳에서 꿈을 꾸셨습니까?
'단지 나뭇가지에 매달린 아지랑이를 목격하였습니다'
가벼운 상상이 날카로운 조각들처럼
머릿속에 피어나지만
내 머릿속에는 더 크게 듣지 못하는
주파수로 가득 차 있다.
결핍이 피부에 녹아들어 속삭이면 고개를 돌려본다.
세상이 나를 방황하게 두고 길은 엉킨 뱀의 비늘처럼
마주한 순간마다 부서진 약속들이
발밑에서 비명을 지른다.
또 다른 이들이 와서 마지막이라며 질문을 건넨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나는 대답 대신 그것들에게 소리친다.
스스로를 쪼개는 비명ㅡ
차가운 뼈 위로 알 수 없는 노래가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