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마다 무늬가 있었다
우린 깨진 창문 틈에서 푸른 호흡을 나누었다.
너의 손끝엔 옅은 붉은 자국이 남았다.
사라진 채널 끝자락에서
희미하게 여명을 들으며 주파수처럼 끊어진 사랑을 외친다.
부서진 다리 끝에 자리 잡고 기어코 칼날 위에 서서 엽편처럼 떨어진다.
우리가 나눈 잔 속의 대화는 말라간다.
발 없이 서 있는 곳에는 불투명한 잿더미뿐
그 속에 허무가 깃들고 존재 없는 자취 속 흔적을 찾는다.
무의미한 시간의 조각들이 서서히 맞춰지길 기다린다.
사계를 함께 나누었지만 무명의 공간 속 단 한가지를 빼고 너의 모든 것이 무너지길 기원한다.
네 발걸음이 길을 잃고 도착할 곳이 추악스러운 내 앞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빈잔을 씹어 삼킬 때마다 너의 상처가 쌓이면 흉터가 남도록 깊이 움켜쥔다.
우리를 무너뜨린 건 내 혀 끝인가
입술에 타고 흘러간 대화의 자락인가
나는 아직도 너를 이해하려 마지막 문장을 찾아 헤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