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지 않다는데..
여자 인티제는 흔하지 않다는 말을 듣고 관심이 더해졌던 성격유형검사로 사춘기도 훨씬 지난 지금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시작했다.
꽤 신빙성 있어 보이는 검사를 3번이나 거치며 연속해 같은 결과가 나온 걸로 보아 나 자신이 완벽한 인티 제구나 하며 내 유형의 사람은 누가 있는지 검색하고 알고리즘은 나의 관심사를 알았다는 듯이 관련 영상을 띄어주었다 그러면 나는 매번 아는 정보를 또 보고 또 보았더랬다.
티브이를 보다가도 mbti얘기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인티제가 나오려나 귀를 기울이게 되면서 만날 일도 없는 사람이 나랑 같기라도 하면 금세 깐부라도 맺을 것처럼 관심 있게 보기도 했다.
그럼 옆에 있던 남편은 마치 유치한 심리검사에 빠진 여학생을 보듯 그게 뭐 중요하냐는 핀잔을 줄 뿐이었다.
나 자신도 안다 예전 혈액형별 성격론처럼 단순히 그렇구나 라며 지나갈 확률일 뿐 모든 게 절대적인 것처럼 신뢰할 필요는 없다는 거
하지만 지난 세월 나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점을 제기하며 물음표를 던진 이라면 뭐라도 명쾌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사교적이지는 않지만 필요한 상황이라면 언제든 사회성을 위한 가면은 준비되어 있는 나라는 인간이 문제가 있는 성격이 아닌가 의심을 하기 시작했었고 사이코패스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성격장애를 걱정해보기도 했다.
누구나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앞뒤 정황을 따져가며 나 스스로 납득이 안 되는 슬픔은 공감이 되지 않았고 감성적인 접근이 어려웠다. 무조건적인 공감과 위로와 리액션이 필요한 여자들의 관계에서 내 입지는 그다지 넓혀지지 못했다.
특히 아이를 낳고 커가며 이웃 엄마들과 커뮤니티를 구축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 되면서부터 내 성향은 더욱더 걸림돌이 되었다.
나의 테두리 안에 존재하는 아이를 위해 나름 애를 쓰며 가면을 쓰고 어울려 보았지만 결국 사람은 자신의 기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만 뼈저리게 깨달았을 뿐이었다.
그 기질이 다시금 직면하게 되는 큰 어려움이 있다면 결혼과 함께 생기는 시댁이 아닐까 싶다.
한국사회에서 무뚝뚝하고 싹싹하지 않은 며느리로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다.
나 포함 며느리가 셋인 시댁에서 유일하게 시어머니를 어머님이라 부르는 건 나 하나다. 유달리 싹싹하고 활달한 다른 며느리들과는 달리 나는 시집온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시댁 식구들과의 벽이 여전하고 난 그 벽을 허물기 위해 적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적당한 거리 유지가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그나마 내 성격 중 조금 마음에 든다 하는 부분이 있다면 상대방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는 중요인물이 아닌 이상 말이다.
자존감이 높은 건가 할 수 있겠지만 나 자신의 대한 가치를 높게 여기는 것은 아니기에 자존감과는 조금 결이 다른 내가 먼저다 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결혼을 하였든 자식이 있든 그 무엇도 나 자신보다 우선이 될 수 없다는 기본에 충실한 마인드다
너무 무관심하다 라는 말 독하다는 말 차갑다는 말 어쩌면 나 스스로를 외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보호장치로 작용했을지 모를 성격장애인가 싶은 그 모든 문제들이 우연히 알게 되어 장난처럼 시작된 mbti 가 이토록 혼란스러웠던 내 성향에 조금은 정당성을 부여해주고 이상한 것도 아닌 성격이 다른 하나의 유형일 뿐
편견을 가지고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해 주는 듯하다.
오랜 시간 경험에 의해 바뀌어지고 형성된 내 성향이 몇십 가지 질문으로 단정 지어질 간단함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해와 위로는 받을 수 있었다
누군가도 그러한 위로와 이해를 받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