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은 직접 싸야 맛있을까?

노동은 덤

by 소소

김밥은 집에서 종종 해먹기도 하고 밥하기 귀찮을 때 크게 고민하지 않고 사 먹는 메뉴이다.

어릴 때는 김밥을 싸고 계시는 엄마 옆에 붙어 앉아 참기름에 잘 양념된 고소 짭짤한 밥을 주워 먹는 것만으로도 맛있었고 지금과는 다르게 기본 속재료만으로 충분히 배불리 저렴하게 먹었던 김밥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속재료가 고급져지고 다양해진 김밥은 예전의 저렴한 김밥은 아니지만 여전히 대중적이고 맛있는 음식이다.

다양해진 속재료만큼 값도 두배 노동도 두배가 된 김밥을 집에서 해 먹으려면 기본재료 외에도 당근 참치 깻잎 어묵 고추 등등... 여간 손이 가는 게 아니다.

평소 잘 안 먹는 야채도 김밥 속에 넣고 말아 버리면 아이들도 잘 먹어주니 당근 시금치 오이 등은 때에 따라 한 두 개씩은 빠지지 않게 넣어주려 한다.

그러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는 말처럼 재료값이... 사 먹는 값을 넘어버린다.

고된 노동은 덤이다.

네 식구가 먹다 보니 우엉 같은 속재료는 편하게 만들어져 나온 제품보다 우엉 자체를 구매해 채를 썰고 쓴맛을 제거 후 맛있게 조려 김밥 재료로 사용한다 물론 노동은 덤이다.

우엉에 뒤질세라 계란 또한 요즘 트렌드에 맞춰 얇고 가늘게 채를 썰어 넉넉히 올려준다 크레페 케이크를 하나 만들겠다 싶을 만큼 쌓아놓고 나면 참치 김밥을 선호하는 분들을 위해 마요네즈에 잘 버무려진 맛난 참치도 준비해 주어야 한다

그뿐이랴 참치김밥에 빠져서는 안 될 깻잎 친구도 잘 씻겨 함께해주어야 한다.

이쯤이면 김밥이 터지지 않겠나 싶지만 신기하게도 아직 못다 한 재료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고 아파트 층간보다 더욱 좁은 밀집도로 꽉꽉 들어차야 맛나기에 계속해서 재료들을 준비한다.

하... 이젠 지쳐서 먹는 것도 귀찮다 싶을 때 돌돌 말 준비를 해야 한다.

가끔은 김 먹고 밥 먹고 재료들 하나씩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 왜 꼭 이렇게 먹어야 하지?라는 생각도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 열심히 말아준다.


그 와중에 역시 집에서 만들어 먹는 김밥이 제일 맛있다며 엄지 척해주는 남편이 좋게만 보이지 않는데..

나만 그런 것인지.. 내가 너무 꼬였는지.. 암튼 맛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가끔 내가 김밥이 먹고 싶어 사 먹으려 하면 꼭 같은 말을 한다 집에서 해 먹는 게 제일 맛있어...라고

한 번도 김밥이란 걸 만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고 앞으로도 만들 일이 절대 없을 한 남자가 이런 말을 하니 참 아이러니 하지만 이해해보려 한다.

맛있게 먹었다고 끝이 아닌 설거지가 시작인 이 노동 앞에서 과연 김밥은 집에서 해 먹는 게 맛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어느 맛집의 김밥을 꼭 사 먹어야겠다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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