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주체는 나인가 그 무엇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소위 번아웃이라는 것인가..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정도로 버닝을 한적도 없기에 번아웃이라는 말도 지금의 내 상태를 표현하기엔 과분한 단어인 듯하다.
그냥 하기 싫은 게으름과 무기력의 어느쯤이다.
20대 시절 생각보단 행동이 먼저였던 그 시절이 이따금 존경스러워진다.
실패에 좌절하지 않았고 창피함에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모자람에 움츠려 들지 않았던 무모한 시절
몰라서 용감했다면 그것도 맞을 것 같다.
무모함이 장점이자 단점이었던 시절이라 한계를 모르고 살았을 정말 삶을 살고 있구나 조차 느끼지 못한 채 보냈던 시간들
하지만 지금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해 보지도 않았지만 벌써 좌절감을 느끼며 포기하고 굴복한다.
내 나이에... 이제 와서... 해봤자야.. 해보나 마나... 굳이? 이런 단어들만이 떠도는 머릿속은 그 어떤 것도 시도해볼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좋게 보면 안정기에 접어든 시기라 할 수 있다.
하나 그것은 어느 것에도 간절해지는 시기가 아니라는 걸로 해석된다.
사랑도 삶도 일도 그 어느 것에도 의무만 있을 뿐 그 이상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선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한 가지는 생존이었다. 하루살이 마냥 당장 지낼 집 먹어야 할 음식 등 기본적인 의식주가 내 인생의 주된 임무였다.
하루가 시작될 때 오늘 뭐하지가 아닌 오늘도 버텨보자 라며 힘든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조차 그리워지는 시기가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누군가는 불안정했던 그때보다 나이가 들었어도 안정적인 지금이 더 좋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누군들 불안정한 환경이 좋겠는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집과 먹고 싶은 음식을 당장 사 먹을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현재가 훨씬 나은 건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게 얻어지는 거만큼 잃어버린 것들도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한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미련이 가는 게 있다면 둘 다 가질 수는 없다는 거 하나를 얻으면 무언가는 포기해야 한다는 당연한 인생의 진리
옛 어른들의 말처럼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 싸는 소리일지 모르지만,
그렇지만 적어도 치열했던 그때처럼..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닌 쓰고 있는 나로 다시금 살아보고 싶다.
무언가 거창하게 목표를 갖고 이뤄내고 싶은 게 아닌 그냥 나 스스로가 내 인생을 개척하고 있구나
계속해서 삶을 사랑하며 만들어가고 있는 나를 말이다.
늦지 않았다고 다시금 설레고 끓어오를 수 있는 그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
길이 트여 있는 곳으로만 흘러가는 물이 아닌 가고 싶은 곳을 가기 위해 열심히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가 되려 용기를 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