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과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거 저만 불편한거 아니죠

신경 안 쓰는 척..

by 소소


내가 사는 아파트 층은 꼭대기 층이다. 한마디로 위층이 없으니 내가 사는 집으로 들리는 소음 같은 건 없다 그런 줄 알았다.

그렇기에 우리 가족이 아랫집으로 들리는 층간소음에만 주의하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입주한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옆집에 아이들이 뛰는 소리 아랫집 다툼이나 아이 울음소리도 얼마든지 콘크리트 바닥을 뚫고 들려왔다

뉴스에서 층간소음에 관하여 얘기할 때 층간소음이 옆집이나 아랫집도 해당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었으나 몸소 확인해볼 방법이 없으니 그런가 보다 했지만 현재 아파트에서 거주하며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러기에 나 또한 층간소음을 간간히 겪으며 그냥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소리구나 하며 체념인 듯 아닌 듯 살아왔었다.

그러다가도 말도 안 되는 쿵 하는 소리가 여러 번 들릴 때면 이놈의 아파트가 투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확실한 소음의 원인을 알고 싶기에..

작년 초 작은아이가 초2가 막 되었을 무렵 그 당시 스마트폰도 없었던 아이는 활동적인 놀이를 즐겨했고 참다못한 아랫집에선 인터폰으로 연락을 해왔다.

인터폰을 받자마자 상대방은 “지금 아이가 뛰고 있죠?‘라며 확신을 세운 질문 아닌 질문을 해왔다.

놀고 있던 아이는 그 통화내용에 순간 얼음땡 놀이를 한 것처럼 얼어버렸고 수많은 나의 잔소리에도 아랑곳 않던 초등학생이 아랫집의 항의 전화 하나로 바뀌어버렸었다.

그 후론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에 나가게 되면 아래층에 멈추진 않을까 상당히 불편함을 느끼며 별거 아닌 엘리베이터 타는 일이 꽤 긴장되는 일과가 되어버렸었다.

항의 전화 후 며칠이 지났을 무렵 엘리베이터에 아래층과 같이 타게 되었고 아무래도 침묵으로 있기엔 너무 불편하여 요즘은 괜찮냐 질문을 했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에 난 할 말을 잊어버렸다


”아저씨가 혹시 집에서 볼링을 치세요? 전 그런 줄 알았어요 “


너무 황당한 말에 답변도 못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아랫집 사람의 뒷모습만 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아마도 가끔씩 여러 번 울리는 쿵 하는 큰소리 때문에 그런 말을 했었던 것 같은데 그 소리의 근원지는 나 또한 알고 싶은 아파트 소음 미스터리 중 하나이다.

교대근무를 20년 가까이하다 보니 집에 오면 좀비가 되는 남편이다 깨어있어도 소파와 한 몸인지라 좀비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는데 집에서 볼링이라니.. 웃음만 나올 뿐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그 말도 안 되는 질문의 의도는 어느 정도 납득은 간다

엄청나게 큰 쿵 소리가 들릴 때면 나 또한 누가 집에서 역기를 들어 올렸다 바닥에 패대기를 치나 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깝고도 아주 불편한 사이가 된 아랫집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를 나가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다.


이제 엘리베이터 하나는 편하게 탈 수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제일 먼저 들었다.

하지만 또다시 엘리베이터 타는 게 불편해질 것 같은 불안함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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