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지만 요리하는거 싫어해요

그러면 안되는 건가요?

by 소소


워킹맘으로 6년 전업주부로 10년 차이지만 변함없이 익숙해지지 않는 게 있다면 요리이다.

익숙해지지 않는다기 보단 싫어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실력은 늘었으니 익숙해지지 않다는 건 말이 안 되고 끼니때마다 나와 가족이 먹어야 할 요리를 한다는 게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라는 말이 그나마 어울린다.


메뉴를 고민하고 재료를 손질하고 열심히 여러 형태로 음식을 조리하며 마지막으로 식탁에 음식이 차려진다.

일련의 과정들은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그렇지만 아직 요리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평가와 설거지가 남아있다.

어느 요리든 모든 이의 입 맛을 만족하기란 어렵고 난 셰프가 아니니 감안하고 그냥 먹어주었음 하는 이기심이 있다.

짜면 물 넣어 먹으면 될 것이고 싱거우면 소금을 더 치면 될 것이고 맛없으면 그건 돌이킬 수 없을 것이고

그러니 그 입을 그냥 먹는 용도로만 쓰고 맛 평가는 속으로만 해달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무슨 말이든 해야 하는 게 인간의 본능인지 무의식처럼 튀어나오는 이상하다 싱겁다 짜다 등등 침묵은 없다.


요리에 대한 평가는 아이들이 더욱 솔직하고 잔인하다. 봐주는 건 없다.

큰아이가 필요한 게 있어 요구할 때 빼고 톡을 할 때가 있다면 그건 메뉴가 무언지 물어보는 것이다.

메뉴가 맘에 들지 않으면 가차 없다.


"안 먹어"


요즘 청소년들이 자주 먹는 엽떡 마라탕을 주식으로 먹는 아이에게 내 요리는 마치 절에서 먹는 음식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언젠가 어느 방송에서 한 여자 연예인이 나와 결혼생활에 대해 얘기를 하던 중 요리에 대해 말하는데 본인은 요리하는걸 워낙 좋아하지 않고 가족들도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어 주로 외식으로 식사를 한다 했었다.

그러면서 하기 싫은 요리 준비로 나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차라리 돈을 더 쓰더라도 사 먹는 게 정신건강에 더 좋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너무 놀라웠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싫은걸 그대로 표현해내며 다른 해결책을 찾아 자신 있게 실행을 하고 있다는 거에 부러웠다.

그 당시 나는 형편만 된다면 끼니마다 사 먹고 싶을 정도로 요리에 스트레스가 심했다.

어쩌면 요리가 행복이자 가족들을 위한 부분이라 여겨지지 않고 단순히 의무로만 느껴지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엄마라 해서 무조건적인 모정이 생겨나지 않는 것처럼 주부라 해서 없던 요리실력이 생기지 않는 것과 같지 않을까.


수년이 지난 지금도 요리에 대한 내 마음은 변함없다.

여전히 부담스럽고 귀찮고 번거로운 일거리 중 하나일 뿐이다.

조금이나마 달라진 게 있다면 여러 번의 식사 준비 중 그래도 한 두 번은 조금씩 즐겨가며 하고 있다는 정도이다.

새로운 레시피에도 도전해보고 응용도 해보며 내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결국엔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쪽이 정신건강에 좋은 건 확실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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