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사무실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형광등이 윙윙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그 소리마저 멈추면, 아이의 떨림이 그대로 들릴 것 같았다.
열여섯 살.
식당에서 엄마가 새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자살을 시도했고, 아버지가 말리던 중 아이가 식칼을 들었다.
칼끝이 아버지의 허리에 닿았고, 상처는 약 3cm.
그 짧은 순간의 충동이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흔들었다.
아이의 이름은 박○○.
책상 앞에 앉은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손끝을 꽉 쥐고 있었다.
손이 부르르 떨렸다.
내가 “왜 그랬니?”라고 묻자, 아이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가… 죽는 줄 알았어요.”
그 말은 변명이 아니었다.
누구를 설득하려는 말도 아니었다.
그저, 사실이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아버지가 들어왔다.
팔에는 문신이 가득했고, 얼굴엔 분노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
“너 이 놈 사람 잘못 건드렸다.”
하는 그 의기양양한 기색에 아이의 어깨가 작게 움찔했다.
그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시선을 바닥에 박고 있었다.
기록상으로는 ‘가정폭력 사건’이었다.
그러나 내 눈앞에 있는 건 폭력이 아니라 두려움이었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세상 전체를 무서워하는 눈빛.
며칠 뒤, 담임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아이, 평소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담임은 잠시 침묵하다가 작게 흐느끼는 소리로 천천히 말을 했다.
“조용하고 성실한 아이예요. 싸움 한 번 없었어요. 그 소식을 듣고 다들 믿기 힘들어했어요.”
그날 오후, 아이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지금은 어디 있니?”
“형 집에 있어요.”
“그래… 괜찮니?”
잠시 뜸을 들이더니 아이가 물었다.
“경찰관님, 저 내일 학교 가도 되나요?”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세상은 그를 가해자라 불렀지만, 그 아이의 마음속에는 아직 학교와 일상이 있었다.
누군가를 지키려 했던 마음이 이렇게까지 죄가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말한다.
“가정 문제는 집안일이다.”
하지만 그 말속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조용히 무너지는지 모른다.
집 안의 폭력은 언제나 벽을 뚫고 세상으로 나온다.
그리고 그 무게를 가장 먼저 받는 건,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다.
나는 그날 이후로, 그 아이를 ‘가해자’라 부르지 못한다.
그건 단지 칼을 든 아이였을 뿐,
누구보다도 먼저 상처받고, 두려움 속에서 버텨온 한 사람의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