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윤슬 Jul 05. 2023

내가 꿈꾸는 어느 하루 아침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기

내가 꿈꾸는 어느 하루 아침을 영화 상영하듯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자.

무엇을, 누구를 보고 있는가, 어떤 소리나 음악이 들리는가, 어떤 향과 맛이 느껴지는가, 어떤 도구를 사용해 어떤 행동을 하는가, 온몸의 감촉을 무엇을 느끼는가!



따스한 햇살이 흰색 쉬폰 커튼틈 사이로 스며들며 아침을 알린다. 여유로운 토요일 아침이다.

잠에서 깼지만 아직 눈을 뜨고 싶지 않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벨벳 이불의 촉감이 너무 좋다. 눈을 뜨니 바로 옆에 사랑하는 나의 아내가 세상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아직 잠을 자고 있다. 입가에 미소도 보이는 걸로 봐선 아주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방안에는 은은하게 기분 좋은 비누향이 돈다. 디퓨저 향인지 아니면 아내의 샴푸향인지 모르겠지만 기분 냄새임은 틀림없다. 

먼저 일어나서 침대 옆 탁상에 있는 물을 마신다. 물을 마시다가 거울에 비친 나를 보니 짙은 파란색 실크 잠옷을 입고 있다. 커플 잠옷이다. 아내는 옅은 하늘색.

침실의 분위기는 매우 따듯하다. 전체적으로 웜톤의 화이트 컬러의 가구들로 인테리어 되어있다. 창가에는 작고 아기자기한 예쁜 다육이 화분들이 있고, 침대옆 탁상 위에는 은근하고 따듯한 주황빛 수면등이 아직 켜져 있다. 아내가 깰까 싶어 수면등을 끄고, 햇빛이 들어오지 않게 커튼 틈사이를 여민다.

내가 움직이는 소리에 사랑스러운 아내가 

"지금 몇 시야?"

라는 물음을 던지며 기지개를 켜고 일어났다. 방금 자다 일어났는데도 너무 이쁘다. 아내에게 물컵을 건네며 "9시도 안 됐어~ 좀 더 자도 돼~"

라고 했더니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다시 창으로 가 커튼을 정리하고 창을 연다. 햇살이 마치 우리가 이 세상의 주인공인 듯 스포트라이트처럼 나와 아내를 감싼다. 창밖으로 새소리와 작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함께 들린다. 도심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지만 공기 좋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 집을 샀다.

나는 거실로 나가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하고 이루마의 'maybe'를 튼다.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원두를 간다. 원두의 고소한 향이 코끝에 어슬렁거린다. 원두를 다 갈고 커피를 내린다. 나는 원래 모닝커피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아내 때문에 좋아하게 됐다. 다 내린 커피를 아내가 사 온 예쁜 머그컵에 담아 다시 침실로 간다.

컵을 양손에 들고 아내 앞으로 가니 아내는 그새 노트북을 켜고 메일을 확인하고 있다. 완전 워커홀릭이다.

 "자~ 모닝커피~"

컵을 아내에게 건네니 웃으며 "땡큐"라 답한다. 세상 사랑스럽다. 나도 휴대폰을 켜고 인스타를 확인한다.

내가 퍼스널브랜딩 해준 사람들의 후기가 매우 만족스럽다. 다들 고맙다며 스토리에 후기와 함께 나를 태그했다. 뿌듯하다. 나와 아내는 둘 다 디지털노마드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퍼스널브랜딩을 해주고 또 아이들이 쉽고 재밌게 퍼스널브랜딩을 경험할 수 있는 동화를 쓴다. 또 이런 것들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아내는 디자이너이자 마케터이다. 내가 개똥같이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들어도 아주 찰떡같이 마케팅해준다. 능력자...

아내와 나란히 침대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누가 우리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세상에서 두 번째로 사랑스러운 우리 4살 공주님이다. 다행히 나보다 아내를 닮아서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

우리 사이로 삐집고 들어올게 분명하기에 서둘러 컵을 아내에게 건넸고, 아내는 컵들을 탁상 위로 치웠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하며 우리 사이로 들어온다. 치사해 아빠도 불러주지...

나는 둘을 침대에 두고 주방으로 나선다. 우리 집 주말 아침 요리사는 나다. 오늘 아침 메뉴는 바지락 된장찌개. 선물 받은 엔드그레인 도마를 꺼내고 지난번 독일 여행 때 사온 헹켈 식칼을 꺼내 들고 재료들을 준비한다. 재료들은 전부 유기농이다. 내가 먹을 거면 상관없지만 가족들이 먹을 거라 쓸데없이? 비싸지만 유기농 재료만 쓰고 있다. 슈톨츠 로제 냄비에 손질한 재료들을 넣고 인덕션을 킨다. 옆에서는 우리 공주님이 좋아하는 계란말이와 소시지를 굽고 있다. 아침 준비를 끝마치고 

"밥 먹자~"

라는 나의 말에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들이 식탁으로 나온다. 식사를 하며 다음 달에 가기로 한 핀란드 이야기를 한다. 둘 다 P라 비행기표 산거 말고는 아무 계획도 짜지 않았다... 옆에서 아이가 신난 표정으로 핀란드에 가면 울라프를 볼 수 있냐고 묻는다.

"울라프는 다 녹아서 볼 수 없어!"

라고 장난쳤다가 아내한테 한 대 맞았다.  오늘 하루 시작도 너무 행복하다.



작가의 이전글 어느 날, 내 일상에 공황이 찾아왔다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