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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윤슬 Jul 05. 2023

어느 날, 내 일상에 공황이 찾아왔다 2

세상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정신건강 스타트업 코파운더 공황 극복기

나는 정신건강 스타트업 파운더이다. 우울증, 공황장애와 같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더 이상 마음이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모바일앱을 만들고 있고,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 심리상담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이틀 뒤 나는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아무런 의심 없이 평소와 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고 회사로 출근을 했다. 잠실타워를 지나 강변북로로 진입할 때 그때 익숙하지만 불쾌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기억과 그 기억이 가지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떠올랐다.

'왜 이러지 잠도 충분히 자고 푹 쉬었는데....'

혹시나 일지적인 현상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차를 잠시 갓길에 세워두고 비상깜빡이를 킨 뒤 차에서 나갔다. 바람도 스트레칭을 하고 난 뒤 다시 차에 앉아 5분간 명상을 했다. 그리고 난 뒤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다시 차를 세우는데 까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과연 내가 운전을 해서 회사까지 갈 수 있을까?'

'어떡하지... 다시 집으로 차를 가지고 갈까?'

회사까지 30분, 집까지 20분이 걸리는 거리에 난 서있었다. 차를 타고 다시 회사로 출근할 상황도 아니었고,  그렀다고 다시 차를 몰고 집까지 갈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카카*T 대리'앱을 열고 대리기사님을 찾았다. 아침 출근 시간이어서 인지, 아니면 내가 강변북로 중간에 있어서인지 대리가 잡히지 않았다. 가뜩이나 불안하고 짜증 나는데 대리까지 잡히지 않다니... 그렇게 30분이 지났을까? 대리 금액을 8만 원까지 올렸을 때 드디어 대리가 잡혔다. 대리기사님이 전화가 오고 자세한 위치를 묻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며 주변에 보이는 아파트와 다리 등 몇 가지 특징을 설명해 드리니 20분쯤 뒤에 대리기사님이 도착하셨다. 회사로 가는 길에 대리기사님이

"지금껏 5년 넘게 대리일을 했지만 강변북로 위에서 대리 부르는 건 처음이네요. 낮술 하신 건 아닌 거 같은데"

당황하신 듯 하하 멋쩍게 웃으시며 나에 묻는다. 나는 술도 먹지 않았고, 평소와 같이 그냥 출근하는 길인데 갑자기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었다며 나도 몹시 당황스럽다는 얘기를 하며 어느덧 회사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하고 사무실로 올라가 추석 때 나와 함께 올라온 회사 대표이자 친구에게 조금 전에 일들을 말해주었더니 몸에 이상 있는 거 아니냐며 오늘 그냥 퇴근하고 내일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그렇게 차는 회사 주차장에 나 두고 지하철을 타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하철을 탈 때는 크게 이상이 있지는 않았다.


다음날 어제 진료 예약을 했던 '여의도 성모병원' 신경과에 아침 일찍 진료를 받으러 갔다. 신경과 교수님에게 내가 그동안 겪은 상황들과 또 최근 나의 몸상태 등을 설명해 줬다. 최근 나는 수면무호흡증이 와서 '여의도 성모병원' 호흡기 내과에 진료를 받고 있었고, 검사 결과는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였다. 그래서 약 2개월가량 꾸준히 약을 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신경과 교수님은 가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피곤한 경우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날 수 있다며 약처방을 해줄 테니 1주일 정도 운전은 하지 말고 약을 먹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하셨다. 솔직히 최근 특별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한 일이 없었기에 교수님의 말에 신뢰는 가지 않았지만 처방받은 약을 받아 들고 회사로 갔다. 오전 9시 40분 정도에 처방받은 아침약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 대표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오후 2시 정도가 되었을까? 점심약을 먹은 후 집에서 내가 가져온 히비스커스 차를 내려서 차를 반잔 정도 마셨을 때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속도 메스꺼워지고 호흡이 점점 불편해지면서 손발에 힘이 빠지면서 그대로 앉아 있으면 점심때 먹은 걸 게워낼 거 같고 속도 답답해서 어떻게든 사무실 밖 복도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급하게 일어나 사무실 문을 열고 복도로 뛰쳐나갔다. 친구가 무슨 일이냐며 따라 나왔고, 나는 순간 그 자리에서 정신은 유지한 체 쓰러지고 말았다.



어느 날, 내 일상에 공황이 찾아왔다 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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