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둘째는 성격이 정말 다르다. 둘째는 첫째보다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면서도 임기응변에 강하다. 깡다구도 있다. 거짓말도 대수롭지 않게 잘한다. ㅎㅎ
둘째는 맛있는 파이를 먹을 땐 꼭 잼이나 알맹이가 들어있는 부분을 먼저 엄마에게 권한다. 첫째는 나눠줘야 하는 분위기를 감지하면 바로 맛있는 부분 먼저 먹어버린다. 또한 무슨 사건이 발생하면 첫째는 울어버리는 반면 둘째는 곰곰이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나름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아이들은 요즘 매일 아내와 수학 문제집을 풀기 과제를 하는데 첫째는 미련할 정도로 묵묵히 해내지만 둘째는 대충 하고 다했다고 거짓말하기 일쑤다.
그리고 깡다구가 좋은 우리 둘째는 우리 가족 첫 도둑질도 해냈?다. 아이들이 엄마 지갑에서 돈을 가지고 간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도둑질이기에 둘째에게도 도둑질이라고 혼을 냈었다.
첫째는 돈을 알뜰히 모으고 돈을 아낄 줄 알지만 둘째는 저금과는 거리가 멀다. 나를 닮았다. 용돈을 받으면 그날 다 써버린다. 통도 크다. 자린고비 형에게 그렇게 한턱을 쏴댄다. 그런 둘째가 며칠째 피아노 학원을 마치고 군것질 거리를 들고 들어왔다. 며칠이 지나고 화장대 위에 올려둔 아내의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둘째를 다그치니 실토를 했고 아내가 혼을 냈지만 30분이 넘게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얼마나 창피하고 민망했을까 싶다.
어제 교회 축구팀에서 경기가 있었는데 첫째는 친구들 공을 뺏기 싫어 멀찌감치 떨어져 뛰어가는 반면 둘째는 형이건 동생이건 코뿔소처럼 돌진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