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by 윤부파파

첫 학교에 발령을 받고 대학교 후배라고 잘 챙겨주시던 선생님이 계시다. 우리 부부 학교를 옮길 때 작은 해프닝이 있었는데 본인 일처럼 앞장서서 해결해주시기도 했다. 참 유쾌하시고 술도 좋아하셨다. 자칭 척척박사 연구소장이라고 하시며 학교에서도 다양한 일을 하셨다. 그때는 조금 괴짜 같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가 학생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옮기고 터전을 옮기며 소식이 끊겼는데 오늘 카톡으로 부고 연락을 받게 되었다. 주변 지인의 말로는 지병이 있으셨다고 한다. 가끔 아내와 이야기하다 보면 선생님 생각이 나곤 했었는데 실제로 연락을 하기는 힘이 들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이러한 나의 모습이 참 안타깝다. 머릿속에 누군가의 생각이 떠오를 때 바로 전화기를 들고 연락할 수 있는 그런 마인드가 그런 성격이 절실하다.

사람의 연은 가늘고 길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점점 가늘어지고 점점 가늘어지다가 끊기도 하지만 다시 굵어지기도 한다. 앞으로 누군가가 머릿속에 떠오르면 전화기를 들어 목소리를 들어보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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