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숲과 수국, 아니 불두화

by 윤부파파

푸르름이 참 좋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 역시 녹색과 파란색이다. 싱그럽고 활력 넘치는 초록의 산들과 맞닿은 푸르른 하늘의 조합은 나를 황홀하게 할 지경이다.


겨울 눈 덮인 산의 모습도 정말 인상적이지만 5월 봄부터 시작되는 이 푸르름의 향현은 정말 너무너무 매력적이다. 가까운 산에서부터 점점 멀어지는 산, 점점 희미해지는 푸르름. 그 산그리메가 참 좋다. 이런 산을 만드는 무수한 나무도 참 좋다. 나무 그늘도 참 좋다. 요즘은 차광력이 어떻니, 차단 지수가 높네 낮네 하지만 나뭇잎들이 만들어주는 그늘은 딱! 좋다.


이렇게 산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이번 쓰작 주제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수국이다. 어릴 때 시골집 마당에 큰 수국나무가 있었다. 하얗고 큼지막한 주먹처럼 생긴 꽃이 예뻤다. 누나와 함께 찍은 사진 배경의 수국이 참 인상 깊게 머릿속에 남아 있다.

성인이 되고 연애를 하며 꽃다발을 사며 알게 된 수국도 참 예뻤다. 장가를 가고 첫 장모님 생신 때 수제 케이크를 주문하며 작약과 수국을 수놓은 케이크를 선물해 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오늘 아무리 수국을 검색해도 내가 찾던 어릴 때 그 수국은 나오질 않는다. 검색 끝에 내가 알던 그 어릴 적 흰 수국은 수국이 아니고 불두화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처 머리를 닮고 초파일쯤 피어난다고 해서 불두화라고 한다. 수국이라는 이름이 더 예쁜데...


개구쟁이 두 남매의 웃음과 함께 만발한 수국(불두화)의 사진을 함께 올리고 싶으나 싸이월드의 추억 속에 겹겹이 묻혀 있어 꺼내올 수가 없음이 참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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