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SOS 전화가 왔다. 첫째의 신이 나면서도 다급한 목소리 "아빠, 윤○ 이빨 엄마가 잘못 뽑아서 피 엄청나고 윤○ 엄청 울고 있어!!" 옆에서 둘째의 서글픔이 물씬 묻어난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내가 두 번 시도를 했는데 다 실패했다고 한다.
퇴근을 하고 집에 갔다 둘째가 이 뽑아 달라고 쪼르륵 달려온다. 치실을 꺼내 충분한 길이로 자르고 매듭을 지어 이에 끼웠다. 둘째 앞니가 좀 썩어있었기에 밑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져 매듭 불완전하게 지어진다. '아 그래서 아내가 고전했구나' 싶었다.
어찌어찌 매듭을 완성하니 둘째가 겁이 나는지 아직 마음에 준비가 안되었다고 난리다. 아내는 내가 이런 것쯤은 신경 안 쓰고 뽑아버릴 것을 알기에 일찌감치 뒤에서 동영상을 찍고 있다. 둘째가 방심한 틈에 이마를 탁 치는 동시에 치실을 잡고 있던 손을 뒤로 당기니 이가 빠졌다. 갑작스러움에 둘째는 눈물을 보였지만 안도하는 눈치다.
그렇게 둘째 앞니가 빠지고 이틀이 지나 부모님들 단톡방에 아내가 둘째 이 뽑다 실패한 영상 두 개를 올렸다. 난 그 영상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에 가능한 길게 실을 묵고 손에서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손가락에 돌돌 감아 당겨야 하는데 아내는 짧은 실을 묶고 엄지와 검지로 실의 끝을 눌러 잡고 있었다. 그러고는 실을 당기기보다는 실은 그냥 잡고만 있고 둘째 이마를 손바닥으로 사정없이 가격했다.
둘째야 고생 많았다. 아빠가 집에 가서 호 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