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러닝하고 수영을 다녀오곤 하루 종일 책상에서 소파에 누워 책을 읽었다.
평소에 아내와 서점에 가면 늘 책 한 권씩을 사곤 했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왜 읽지도 않을 책을 사냐고 핀잔을 주곤 했다. 그러면 나는 언젠가는 읽겠지 라며 둘러대곤 했다.
그렇게 독서라곤 일 년에 3, 4권 읽을까 말까 한 나였다. 올해 초 목표를 쓸 때도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를 버릇처럼 썼지만 여행 관련 책을 2, 3권 읽고 나의 독서 열기는 시들해졌다.
그러다 우연히 학교 도서관에서 파친코를 읽고는 넷플릭스의 재미난 드라마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파친코를 다 읽고 하루 이틀을 보내고 이렇게 또 나의 독서 열기가 빠지는가 싶다가 다시 방문한 도서관, 학기 초 내가 신청한 조정래 작가의 한강 전집이 눈이 들어왔다. 대학생 때부터 태백산맥이나 아리랑 같은 대하소설에 스타트를 많이 끊었지만 골인하기에 나의 의지는 너무나 약했다.
매번 등장인물이 많고 내용이 복잡해 빈번히 실패했었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메모지에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며 읽었지만 매번 2, 3권에서 멈춰야 했다. 그런데 나에게 무슨 변화가 생긴 건지 이건 뭐 너무 재미가 있어서 큰 일이다. 벌써 빌려온 책을 다 읽어가 내일 아침 일찍 도서관에 들러 주말에 읽을 책일 빌려야겠다 싶어 안절부절못한 상태이다.
독서를 즐기는 아내는 작년부터 아이들과 잠들기 한 시간 전에 독서시간을 가지자고 했다. 나는 당연히 아이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몰래 핸드폰을 하고 딴청을 피웠다.
아이들인지라 한눈 판 사이에 딴짓을 하고 몸이 근질거려 미칠 지경이지만 어떨 땐 스스로 책을 가져와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에 흐뭇하기도 하고 나도 아빠로서 핸드폰만 하고 티비만 들여다보는 아빠보다는 언제나 책을 끼고 다니는 아빠로 기억에 남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