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원의 예상치 못한 누락 : 최하위 반으로의 여정
2월 말, 어학원 시작일이 다가오는데 시작 메일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침 일찍 어학원을 방문했다.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나는 긴장했지만, 나의 상태를 빠르게 파악한 직원이 가장 낮은 레벨의 반으로 안내해 주었다.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 앉아 기다리던 중, 시간이 조금 지나 선생님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들어왔다. 그녀는 매우 밝은 목소리로 "hello"라고 인사했다. 그 뒤로 한 명, 두 명씩 외국인 학생들이 도착했고, 그들은 나를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나와는 다른 생김새, 다른 언어, 그리고 다른 분위기를 가진 그들은 모두 라틴계 친구들이었다.
선생님은 나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알고 보니 이들은 한 달을 먼저 수업을 들어온 사이였다.
나는 부족한 영어를 총동원해 자기소개를 이어갔다.
"내 이름은 Hailey이고, 한국에서 왔고, 29세입니다. (캐나다는 만나이다.) 저는 그래픽 디자이너입니다."
내 나이를 듣고 선생님과 친구들은 놀라워했다. 외국인이 보는 한국인은 정말 어려 보이나 보다. 그들은 나에게 20살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디자이너라고 하자, 그들은 엄청난 흥미를 보이며 어떤 디자인을 하는지 물었다.
다른 친구들도 소개해주었다. 멕시코에서 온 비즈니스맨 에드워드, 회사원이었던 안젤리카, 학교 선생님 마히라, 칸쿤에 사는 오마르, 콜롬비아에서 온 셰프 브라이언, 손톱이 화려한 조안나, 리비아에서 온 파일럿이 꿈인 아멧, 이스라엘에서 온 약간 무섭게 생긴 미하드였다.
그리고 나의 캐나다 첫 선생님 헬렌,
첫 수업은 나쁘지 않았다.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나조차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너무 쉬운 수준이라 반을 바꿔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 친구들이 궁금해졌다.
수업이 끝난 후, 한 친구가 나에게 다가왔다. 궁금함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부른 브라이언이었다.
"Hello, how are you?"
"I'm good."
...
"Bye Bryan. See you tomorrow."
"Bye Hailey."
영어를 잘 몰라서 할 줄 아는 것은 인사뿐이던 그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대화는 너무 귀여웠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