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9일
작가 한수산의 소설집 <먼 그날 같은 오늘>의 첫 이야기
'겨울 안개는 깊지 않다'에 나오는 구절이 있다
12월은 혼자여서는 안 된다고
12월은 그렇게 속삭이는 달이라고
그런데 생각해 보면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12월에
혼자였던 적이 더 많았고
또 그것이 그리 서글프지도 않았다
요즘은 오히려
12월을 조용히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다행이고 기쁜 일이다
아마 혼자인 것이 익숙해지고 편안해진 탓이다
익숙하지 않은 감정이나 상황은 불편하다
혼자 여행은 편하지만
같이 여행하는 게 불편한 것처럼
그래서 12월은 혼자여도 괜찮은 달이다
나이 듦으로 서글퍼지기에는
이미 적당히 나이가 들었기에
그 역시 극복할 수 있는 일
12월도
그저
일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