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나는 '브런치 작가'입니다.

by 똥글이

'브런치 작가'를 알게 되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작가 신청을 했다. 이런 좋은 기회를 딸에게 알리고 싶었다.대학생인 딸은 나와 남편에게 적은 글을 보면 감동 그 자체였다. 진실된 마음으로 적은 글이 사람들을 감동시킬때가 한 두번이 아니였다. 급한 마음에 딸에게 카톡 문자를 남겼다. "딸, 브런치 작가를 아니? 엄마는 우리 딸이 브런치 작가를 신청해서 글쓰기를 했으면 좋겠어"라고 문자를 보냈다. 몇 시간후 딸에게 문자가 왔다. "엄마 반수할때 너무 힘들어서 뭐라고 하면서 버티자 하고 지원했었어. 나도 까 먹었네" 그리고 보낸 사진은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라고 적힌 브런치 작가로 선정된 축하 초대장이였다.


얼마나 힘든 시간이였으면 그 어려운 시간에 붙잡고 싶었던 한 줄기의 빛 '브런치 작가'


지금 생각해보면 힘든 시기에 자존감마저 바닥으로 무엇이든 하기 싫고 무기력해질 그때에 작은 행복이 '브런치 작가'로 선정 된것이 아닌가 싶다. 고마운 일이다. 무너지는 자존감을 일으켜주었던 '작가 선정' 갑자기 기쁨을 함께 나눌 여유조차도 없었던 딸에게 미안함이 몰려왔다. 어릴적부터 직장맘인 나에게 큰딸은 듬직한 바위같았다. 무엇이든 알아서 척척하면서 싫은 티 한 번 제대로 낸 적이 없었다. 항상 결과가 좋아서 과정에 힘듦었음을 보지 않았다. 아니 묻지도 않았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깨닫았을때는 이미 늦었다. 아플만큼 아프고 난 뒤 딸아이를 보게 된 것이다.


무지하고 부족한 엄마때문에 어릴적부터 무엇이든 잘해야만 했던 딸아이는 이미 지쳐 있었던 것이다. 본인이 가고 싶었던 대학을 가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결정한 대학 조차도 엄마가 무시했으니 딸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멍멍해 온다. 차선책으로 결정한 대학도 힘들게 가지 못하는 대학 현실속에서 딸아이는 면접 1등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면서 그렇게 열심히 했던 과정은 모두 무시해 버린 나였다. 졸업식날 담임 선생님께서 대학면접관이 면접본 학생중에 딸이 면접을 정말 잘 봤으며, 면접 본 아이들중에서 1등이라면서 말씀하고 가셨다고 했을때, 나의 무지함에 고개숙일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예전에 자신감 넘치고 당당했던 그 모습을 되찾고 있다. 무기력하게 하기 싫었던 마음들은 하나씩 날아가고 여전히 그 성실함으로 고등학교 시설 중간,기말고사를 준비하듯 대학생활을 잘 하고 있다. 매 번 부산으로 내려와서 남자친구, 절친들을 만나 즐겁게 놀고 갈때면 나의 마음이 한 결 가벼워진다. 죄책감을 매 번 덜어내는 느낌이다. '스무살때 난 저런 생각을 했을까? 저런 글을 적었을까?'생각하면 어림도 없는 소리다.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어른스러움이라고 1도 없었다. 그냥 마냥 놀고 먹는 대학생일뿐. 책 한권 제대로 읽거나 문장 한 줄 쓸 마음도 여유도 없는 철부지였다.


무엇이든 책임감있고 성실하게 하는 딸아이를 볼때면 '놀고 먹는 대학생 노릇'을 해라고 말하지만,

습관처럼 몸에 정착된 부지런함은 버릴수는 없을 것이다. 직장맘으로 바쁘게 살아와서 뭐 하나 챙겨주지 못한 무식한 엄마에게 '이런 딸이 어디서 나왔는지' 항상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 '브런치 작가'님 이제 틈날때마다 글 적는 것은 어떠신지요? 우리 이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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