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은 마음을 타고......

by 똥글이

새벽 6시 알람이 울린다. 몸은 무겁고, 정신은 혼미하다. 1년 전만 해도 11킬로 감량으로 내 몸과 마음이 맑지 않았는가? 어느새 일 년도 되기 전에 나는'회복탄력성'을 만끽했다. 지하철로 향하는 아침이 이제는 한 번씩 불어오는 바람에 원피스가 치맛자락이 흔들린다. 이제야 가을이 올려나?


지하철 안은 여전히 만석이고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출근길 이 시간에는 서로 바쁜 일상으로 얼굴을 쳐다보기가 힘들다. 나도 핸드폰 하나에 의지하고 있다. 출근길 내가 해야 할 것은 오늘 할 일과 감사일기를 적는 것이다. 뜨겁게 달구어진 눈은 핸드폰과 인사 중이다. 그런 와중에 시청역에서 앉게 되었다. 이런 행운은 나를 설레게 한다. 앉아서 잠시 글을 적고 있는 사이 나이는 많지 않으신 분이 지하철 안으로 들어오셨다. 그분은 어딘가 불편하신지 약간의 신음 소리를 내셨다.


순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 앉으세요" 자리를 양보했다. 내 앞에 있는 여자분은 그런 나의 행동을 보지 못하셨는지 본인이 앉으시려고 했다. 내가 "아니 뒷분이 불편하신 것 같아서....." 말하고 나니 그분이 앉지 않으셨다. 자리에 앉으시면서 "고맙습니다."라고 연신 말씀하시는 모습도 부담스러웠다. 귀에 에어팟을 듣고 있어서 순간순간 말소리가 들리지는 않았는데 눈빛으로 충분히 감사한 마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한 정거장이 가기 전에 그분이 나에게 내민 것은 '한 장의 무료 타로 쿠폰'이었다. "이것 내가 보는 것이 아니라, 자격증 가진 분이 봐주시는 거예요. 타로 보시나요? 서면에 가실 때 한 번 보러 가세요" 순간 받으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그분은 다시 " 이 티켓 뒤에 제 전화번호 있으니 가서 한 번 보세요" 라며 " 오늘 자리 양보해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라며 말씀해 주셨다.


아침부터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려고 작정하지 않았다. 그냥 누군가 불편한 모습이 보였고, 그 불편함이 내 몸을 자동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게 했다. 그냥 그게 다였다. 설령 그 타로 티켓이 또 다른 판매 홍보나 물건 판매의 촉매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때의 그 마음은 그냥 고마운 마음의 표시가 아닐까 싶다. 어느새 우리는 '보이싱 피싱''전세사기'등 의심과 갈등의 숲에서 진흙에 물든 장화를 신고 다니고 있지는 않을까?

선의의 마음과 눈으로 누군가를 도와줄 작은 울림은 없어진 것일까? 바쁘다는 핑계로 누군가의 아픔은 전혀 들리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작은 선물이 오늘도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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