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한 바구니 가득 복을 담아 드려요

by 똥글이

일요일 미술수업을 하러 가는 날은 일주일 동안 직장 생활과 개인 일정으로 바빴던 나를 평온하게 해주는 힐링 공간이다. 혹여나 수강생이 줄어서 폐강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일주일 한 번 배우러 가는 미술수업에서 서툴고 어색한 드로잉을 시작으로 조금씩 만들어지는 내 그림이 좋다. 내 그림에 감탄하고 다른 수강생 그림에 감동받는다. 미술 선생님 터치가 없으면 완성도가 떨어지는 아쉬움은 아마 내가 10년을 목표로 미술을 하고 싶은 기나긴 여정의 이유일 것이다.

오늘도 매서운 바람에 나의 온몸을 떨고 숨죽이듯 문화센터로 향했다. 10시 30분부터 시작하는 수업보다 일찍 가서 하고 싶어서 출발시간이 빨라졌다. 선생님께서는 먼저 오셨다. 함께 했던 수강생이 일요일 수업 시간 일정이 맞지 않아서 다른 지점 문화센터로 이동하여 수강생이 거의 소수 인원이다. 물론 그 지점 문화센터도 선생님께서 가르치신다. 아쉬운 것은 같은 시간, 공간에서 함께 한 동지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오늘도 그림 그릴 준비를 한다. 몇 달 동안 이어지는 작품이라도 난 기다림에 익숙하고 느림의 미학이 좋은데, 선생님께서 다른 지점 수강생 이야기를 살짝 건네신다. 다른 지점에 계시는 연세가 있으신 수강생님께서 성격이 조금 급하신지 아크릴 수업을 시작해서 원을 크게 하나 그리고 시작하자고 이야기했는데, 원 하나 크게 그리는데도 성격이 급하셔서 금방 그려서 보니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서 다시 말씀드리고, 몇 번이나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 수업에는 본인만 드로잉을 하고 계셔서 너무 길게 수업을 하는 것 같아서 아크릴로 시작했는데, 그렇게 하셔서 아쉬움이 있다고 하셨다. 그 수강생님도 빨리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으신 것 같아서 바꾸었는데, 그림이 보기보다 더 섬세하고 느긋하고 꼼꼼해져야 하는 작업을 말씀해 주셨다.


​나는 이런 미술수업이 좋다. 덜렁덜렁 바쁘기만 한 나에게 더없이 차분해져야 하고, 세심해야 하는 그림 수업이 나를 더 자극한다. 선에서 선으로 긋는 그 순간순간이 힐링이 된다. 1시간 30분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선생님께서 여담으로 이야기해 주신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다. 선생님 올케가 예전에 살았던 집으로 배달이 된 물건이 있어서 선생님께 찾아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하셨다. 이사 한 지 2년이 지났는데 아마 개인정보 변경이 되지 않은 것을 놓친 것 같았다. 미술 선생님은 저녁에 그 집을 방문하였는데 뜻밖에 주인이 문을 열면서 배달된 물건과 딸기 한 바구니를 주셨다고 했다.


선생님은 너무 놀라서 "제가 뭘 사가지고 온 것이 없어요"라고 말했는데, 그 집주인은 "아니에요. 제가 이 집에 이사 와서 너무 좋은 일들만 생겨서 감사한 마음에 딸기를 드리는 것이니 부담 갖지 마시고 올케분께 전달을 부탁드려요"라고 말씀하셨단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 주인분은 필사를 몇 백 권 적으셨는지 아님 배려와 사랑이 넘쳐서 우주 속 에너지와 힘을 복으로 가져오는 끌림을 알고 계신 분인지 감탄스러웠다. 나는 미술 선생님께 " 좋은 인연 에너지와 힘을 서로에게 주고 싶은 배려와 복이 많으신 분이세요"라고 말씀드렸다. 미술 선생님께서는 옛일이 생각나셨는지 " 예전에 그 집을 계약하고 리모델링하신다고 하셨을 때 잔금을 다 주시지 않았는데도 올케분이 리모델링을 진행하라"라고 하셨다고 하셨다. 꼭 그럴 이유로 딸기 바구니를 선물하는 것은 아닐 것이지만, 두 분의 인연을 감사하며, 서로를 생각하는 선물을 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살면서 수많은 사건과 일들이 내 곁을 지나갈 것이다. 그때마다 내가 선택한 마음이 좋은 마음으로 충만하지 않으면 결국 내가 힘들고 아프다. 결국 남을 위한 좋은 배려처럼 보이지만, 나에게 충만한 행복이 오는 것을 느낀다. 어느 순간, 시간이든 내가 선택하는 모든 것에 정성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결국 세상에 긍정 에너지를 펼치고 좋은 기운이 퍼져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 당신 주변에 수많은 에너지들이 훑어져 있다. 당신은 정성 가득한 하루를 충만하기 위해 그 에너지들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생각해 볼 시간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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