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가치가 중요한 순간순간을 알아차려야 한다.

by 똥글이

딸아이와 남자친구는 저 먼 나라 파리에서 만났다. 우연을 과장한 필연인지 서로의 일정에 두 사람의 만남이 있었다. 남자친구는 홀로 군대에서 모은 돈과 아르바이트 돈을 알뜰하게 모아서 유럽여행을 떠났다. 그쯤 딸아이는 친구 한 명이랑 20일 동안 서유럽을 갔다. 두 사람이 만나 곳은 낭만의 도시 '파리'이다. 그래서 그런지 둘의 관계는 영화 같은 만남이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남자친구는 당초 파리 일정이었던 날짜를 여행 가기 며칠 전에 바꾸었다고 했다. 그 바꾼 일정이 운명을 만난 것인가?

여자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좋은 남자 친구를 만나기를 바란다. 물론 남자 친구 엄마도 좋은 여자 친구를 만나기를 바랄 것이다. 서로의 마음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런 마음으로 딸아이 남자친구를 보는 눈빛은 부드럽게 웃고 있지만,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삶을 대하는지부터 시작하여 착한 마음까지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어느 날 아들 수학 과외 선생님으로 인연을 맺으면서 조금 더 가까이서 딸아이 남자 친구를 보게 되었다. 듬직하고 믿음직스럽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과외 선생님이셨다. 그리고 서로를 응원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있었다. 남자친구의 그 부지런함이 과톱을 하고 전공과목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본 딸은 동기부여받아서 전공과목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렇게 이어진 인연으로 과외 선생님 겸 남자친구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는 남편의 제안으로 횟집에 갔다.


​그날 그 남자친구는 "오늘은 과외 선생님이 아닌 00의 남자친구로 왔습니다"라며 견과류 작은 선물을 내밀었다. 남편과 나는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이렇게 사 오냐"면서 감사한 마음을 만류했지만 받을 수밖에 없었다. 1차 횟집, 2차 족발집 3차 아이스크림 집까지 이어진 술자리에 다들 기분 좋게 먹었다.


​남편이 갑자기 택시를 예약했다. 남자친구 보고 택시를 불러줄 테니 택시 타고 가라고 했다. 순간 이렇게 자상한 사람이었나 싶었지만, 나중에 그 이유를 듣고 놀랬다. 좋은 의미에서 만난 자리이지만, 일단 술을 먹었고, 술 먹고 집으로 귀가하는 사이에 혹시나 다른 변수가 생기면 안 되니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했다. 따뜻함과 배려가 있는 속 깊은 생각이었다. 항상 '돈'보다 '가치'를 더 생각하는 남편이 위대해 보였다.


​지금 딸아이와 남자친구는 여전히 평온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부모로서 감사하고 또 고마운 일이다. 서로가 사귀면서 헤어질 수도 있는 운명은 아무도 알 수는 없지만, 사귀는 동안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껴진다. 인연이 필연이 되어 소중한 기회로 만남이 이루어져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도 있겠지만 불안한 미래로 매일매일 지금 이 순간순간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도 작은 배려와 가치의 소중함을 배우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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