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딸기와 부드러운 생크림
짤랑-
맑게 울려 퍼지는 소리와 함께 낡은 나무문을 밀고 들어가면, 빵집의 아늑한 주홍빛 조명이 얼어있던 몸을 따스하게 감싸준다.
동네 제과점과 디저트 카페의 쇼케이스를 보면 늘 같은 기분이 든다.
가슴 저편에서부터 따뜻하게 차오르는 온기,
분명 배가 부른데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반짝반짝 빛나는 설탕 코팅들.
달콤하고 고소한 구운 밀가루 내음으로 가득 찬 이 공간은,
제 아무리 날카롭고 번듯한 사람도 차박차박 반죽하여 둥글게, 둥글게 만들어버리는 묘한 힘이 있다.
아마 빵집에서는 모두가 선해지지 않을까.
그 누구도 이 폭신하고 따끈한 갈색빛깔 빵 앞에서는 쉽사리 화를 낼 수 없을 것 같다.
깨끗하게 닦인 쇼케이스 너머로 반질반질 달콤한 향기를 내뿜는 딸기 바구니가 보인다.
하나같이 통통하고 먹음직스러운 것이, 스치면 뽀득뽀득 소리가 날 것만 같다.
연말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이 딸기 철과 맞아떨어져서, 이 세상 그 어떤 과일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뿜는 딸기로 온 세상이 가득 차게 된다.
새빨간 딸기, 그리고 차갑고 촉촉한 생크림이 단정히 올라가 있는 케이크를 보면, 괜스레 마음이 설레곤 한다.
한 입, 두 입 먹다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걸 알지만,
어느새 지나가 버린 내 짧은 한 해처럼 사르르 녹아버릴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나는 설레는 눈빛을 반짝이며 딸기 케이크를 가리킨다.
"사장님, 딸기 케이크 하나 포장해 주세요!"
저는 케이크 중에서도 딸기 케이크를 특히나 좋아합니다. 차가운 생크림과 아삭 달콤한 딸기는 생각만 해도 기분을 톡톡 튀고 밝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사랑하는 C사의 딸기케이크는, 몇 년째 제 생일케이크로 스스로 임명해두기까지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