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T THE TYPE(낫 더 타입)』 리뷰
『낫 더 타입』은 2017년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타이포잔치'에서 공개된 프로젝트성 단행본이다. 책은 독자가 펜으로 적고 그리도록 하는 놀이책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농담, 퀴즈, 저널 쓰기 등 66가지 방법으로 타이포그래피로 유희한다.
타이포그래피 전시를 간혹 관람한다. 타이포그래피를 공부한 적은 없다. 학생이나 현직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인사이드 조크'가 꽤 있었는데 아쉽게도 넘어가야 했다. 하지만 문외한이기 때문에 더 생기발랄하고 유머스러운 유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66가지 활동은 모두 상이하지만 결국 글자 같지 않은 것에서 글자를 읽어낼 수 있는지에 관한 시험이다. 멀리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가까이에서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옆에서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위에서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아래에서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눈을 크게 떠야 읽히는 것이 있고, 눈을 가늘게 떠야 읽히는 것이 있고, 여백을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돌려서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접어서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잘라서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붙여서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이어서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비교해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적어서 봐야 읽히는 것이 있고, 소리 내야 읽히는 것이 있다. 이전까지 타이포그래피를 '평면에 지정된 형태로 채운 것'이라고 여겨왔다. 타이포그래는 1차원, 3차원, 4차원으로도 넘어갈 수 있었다. 채운 것보다 빈 것의 문제이기도 했다.
아쉽게도 책은 비매품이라 대여해서 읽어야 한다. 한글도서관과 국립세종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